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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들어와라”... 솔로몬의 선택에 호주는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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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들어와라”... 솔로몬의 선택에 호주는 ‘화들짝’

입력
2022.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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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솔로몬, 안보 조약 체결
해군 및 공권력 투입 가능
사실상 동맹 수준 격상
"호주 외교의 실패" 비판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지난 2018년 4월 18일 서태평양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지난 2018년 4월 18일 서태평양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해군 진출 가능성을 포함한 안보 협정을 맺었다는 관측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남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솔로몬제도가 서방에서 중국으로 '전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과 솔로몬제도는 양국 간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약을 지난주 체결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에 따르면 이 조약에는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해군 함정을 보낼 수 있으며,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대로 솔로몬제도는 자국 내 소요가 발생할 경우, 중국에 경찰 및 기타 법 집행 기관과 군대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25일 안나 파울스 뉴질랜드 메시대학 교수에 의해 공개된 협정문 초안 내용도 다르지 않다. 자국민의 안전과 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솔로몬제도에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해군기지 건설 가능성도 열어 뒀다는 것이다. 사실상 양국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약 70만 명 인구의 솔로몬제도는 900여 개 섬으로 구성된 작은 섬나라다.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호주 등 서방권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근 수년 사이 솔로몬제도를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중국에 밀착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솔로몬제도는 2019년 대만과의 수교를 끊은 뒤 친중 움직임을 본격화했고, 이로 인해 친중 성향의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력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중국과의 이번 협정에 소요가 발생할 경우 중국 공권력 투입 여지를 열어둔 것도 이 때문이다.

호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호주 외교부는 이번 협정 초안과 관련해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역내 안보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가장 경계하는 호주로선 앞마당에서 중국 해군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창설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 협의체)가 제대로 힘을 써보기도 전에 솔로몬을 중국에 내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주 국제문제연구소의 앨런 지널 교수는 "호주의 목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결국 호주 외교의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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