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측 "경제·외교 이해하는 인사 찾아"
여소야대 정국 속 '민주당 검증 공세' 염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초 새 정부 첫 국무총리 지명을 앞두고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선기간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총리직 고사로 인선의 최대 변수가 사라지면서다. 새 정부에서의 '여소야대' 정국을 감안해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소야대 속 국회 인사청문 절차 염두
윤 당선인 측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인물들을 추리고 있다. 자칫 총리 인선부터 삐걱댈 경우 새 정부 초기 국정동력 확보는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총리를 포함한 초대 내각의 인사청문회는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검증 공세가 예상된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총리 인선과 관련해 "윤 당선인의 기준이 까다롭다. 경제 정책의 핵심을 이해하고 외교에 있어서 전략적인 사고를 지닌 분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가 후보군 중 첫손에 꼽히는 이유도 이러한 기준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총리를 역임했다. 2007년 총리 인준을 위한 국회 본회의 당시 표결에서 국회의원 270명 가운데 21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검증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로 발탁되는 등 경제와 외교에 대한 식견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전 총리는 3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당선인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는 "검증은 부동산 투기 등 리스트를 만들어 자기검증을 하게 한 뒤 문제가 있으면 들여다보는 식으로 이뤄진다"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라서 급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한길·박주선 등도 거론... 이르면 주말 발표
총리 후보군에 속한 다수가 민주당과 연결고리가 있거나 인사청문회를 거친 경험이 있는 것도 국회 인사청문과 무관치 않다.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직 관료들의 이름도 나온다. 이들은 초대 경제부총리 후보군이기도 하다.
외부 전문가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안 위원장이 확실히 입장을 정했으니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거론되는 후보군에 대해서도 "사람을 갖고 얘기하지 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깜짝 발탁'의 경우에는 국회 인사청문 통과 여부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말 총리 후보자 지명을 마치고 나면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도 지명하며 국무위원 인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과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은 패키지"라며 "4월 안에 내각 인선을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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