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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000만 시대... "후유증 한 달 넘으면 꼭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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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000만 시대... "후유증 한 달 넘으면 꼭 치료받아야"

입력
2022.03.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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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롱코비드 현상 조심해야"
코로나 후유증 조사 국내는 걸음마 단계
질병청 "30일 후유증 조사 계획 발표"

29일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가정의학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후군 클리닉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뉴스1

29일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가정의학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후군 클리닉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뉴스1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00만 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의 20% 이상이 코로나19 에 감염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지침에 따른 피로감 때문에 일각에선 '차라리 감염된 게 잘됐다', '백신 맞고 감염됐으니 슈퍼항체 보유자가 됐다'는 말까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자만하지 말고 후유증을 잘 지켜보라' 권하고 있다. 드물다 해도 후유증이 한 달 이상 이어지는 '롱코비드 현상'을 호소하는 이가 적지 않아서다.

29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서울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의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환자 64명에 대한 증상을 보면, 확진으로 인한 격리해제 이후에도 기침과 가래,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 후유증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유증 증상으로는 기침이 45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가래(36명), 피로감(28명), 흉통(18명), 두통·집중력 저하(17명), 호흡 곤란(14명) 순이었다. 호흡기 관련 증상 외에는 관절·근육통(10명), 후각 장애·어지럼증(9명), 수면 장애(8명), 미각 장애(7명) 등을 보였다. 이들은 대개 격리해제 2주 뒤 병원을 찾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확진된 뒤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고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의한다"며 "피로감, 숨 가쁨, 인지기능 장애, 우울·불안 등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감염 1주일 지났는데도 이상하면 얼른 병원에

20일 서울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저 증상이 오래간다고 후유증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한 달 정도 몸속에 머무를 수 있는 데다, 기침과 인후통, 피로감은 점차적으로 나아진다. 조동호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에 걸려도 한 달간 기관지염이 지속되듯, 보통 한 달 정도는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사람마다 후유증 양상과 기간이 다르니 운동 등으로 체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태가 호전될 기미가 없고, 한 달이 넘을 경우 후유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기에 바이러스를 빨리 사멸시켜야 후유증이 없다"며 "후유증을 방치하면 자가면역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7일이 지났는데도 증상이 나빠지면 대면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오미크론의 경우 보통 4, 5일 뒤면 바이러스가 급격히 약화되는데, 7일 이후에도 발열이 지속되고, 증상이 심하면 조치가 필요하다. 천 교수는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쉽게 받을 수 없다면, 항생제라도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3차 접종자, 후유증 있어도 가볍게 지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본격 시작된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본격 시작된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또 하나 확인된 것은 백신 3차 접종이 후유증을 막는데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후유증 클리닉 환자 중 일부는 부정맥, 눈 충혈, 구순염 등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3차 접종자들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조차 후유증이 있다 해도 가벼운 호흡기 증상만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 완료자는 감염돼도 경증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가볍게 앓으면 후유증 또한 강도나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후유증에 주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연구 부족이다. 해외에는 나름대로의 연구가 있다지만, 국내는 그간 감염자 규모가 작아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다. 오미크론으로 인해 감염자 규모가 불어나면서 개별 병의원들이 후유증 클리닉을 통해 후유증을 이제 돌보기 시작한 수준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50대 이하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일반 인구에서 코로나19 후유증 양상을 조사하려고 한다"며 "어느 정도,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진자들의 건강보험 정보와 연계해 진료 항목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청장도 전날 "오미크론 확진 이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질병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후유증 조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류호 기자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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