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대표의 전장연 비판에
"전장연, 민주당·정의당 소속이라 할 성향 단체"
"그러나 떼법이라 무조건 비난하는 것 동의 어려워"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 생존...장애아 키우며 경험해"
나경원 전 의원이 2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출근길 지하철 시위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위법한 시위활동은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의 생존이다. 폄훼, 조롱도 정치의 성숙한 모습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전장연 시위를 두고 시종일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다운증후군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나 전 의원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장연 시위와 관련 갑을논박이 심하다"며 이같이 글을 올렸다.
그는 우선 전장연에 대해 "전장연이 민주당에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민주당, 정의당 소속이라 할 정도의 성향을 가진 단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면서 "그들이 문재인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과 달리 거친 방법의 주장을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지하철에 100퍼센트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위한다는 것을 조롱하거나 떼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것은 마치 전장연 시위대가 '급하면 버스 타라'고 던지는 언급과 다름이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나 전 의원은 "이동권보장은 장애인의 생존"이라며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수없이 좌절하고, 현실에 부딪히면서 느꼈던 것은 바로 법과 제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떼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2022 나는 국대다' 압박 면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이 대표가 연일 전장연을 비판한 것을 의식한 듯 "전장연의 '그때그때 달라요'의 시위 태도도 문제지만 폄훼, 조롱도 정치의 성숙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 연일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전장연이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비판적 입장에 대해 '장애인 차별·혐오 조장'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같은 당 소속이자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김예지 의원이 전날 전장연 시위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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