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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대선 19일 만에 마주 앉는다... '정국 수습' 계기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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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대선 19일 만에 마주 앉는다... '정국 수습' 계기 마련할까

입력
2022.03.27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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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무산 거쳐 '28일 상춘재서 저녁' 결정
단독 →배석으로 변경... '합의문 발표'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우여곡절 끝에 마주 앉는다. 대선 이후 19일 만으로, 역대 가장 늦은 '신구권력 회동'이다. 양측은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정권 말 공공기관 인사권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추가경정예산 등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는 현안이 즐비하다. 단순한 회동 성사를 넘어 원만한 권력 이양 등 유의미한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을지에 여전히 물음표가 따르는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왕태석 선임기자, 인수위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왕태석 선임기자, 인수위 사진기자단


28일 청와대 만찬... 文·尹 "허심탄회한 대화할 것"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각각 청와대 춘추관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동시에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난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윤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났으면 한다"고 전했고, 윤 당선인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화답하면서 회동이 전격 성사됐다.

당초 '독대 오찬'으로 추진된 회동은 배석자를 둔 만찬으로 진행된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각각 배석한다.16일 회동으로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나 회동 성격이 단순히 덕담을 건네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배석자를 둬 협의 내용을 기록해 언론 브리핑을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장 당선인 비서실장은 만찬으로 진행되는 이유에 대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윤 당선인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윤 당선인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권 말 인사·추경 등 입장차는 여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어려운 민생 상황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인한 안보 위협을 감안하면, 양측이 회동에서조차 정쟁을 반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권 말 인사권과 추경 등을 두고 양측은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위원 인사권과 관련, 감사원이 2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현 시점에서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윤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어떤 합의가 이뤄져서 회동 일정을 확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회동을 하루 앞둔 27일 "현 정부에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재정당국과 국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며 거리를 뒀다.

회동 분위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되며 승승장구했으나, 조국 사태로 갈등하기 시작하다 결국 '정권교체'라는 기치를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2020년 6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서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후 2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구원(舊怨)과 현안에 대한 인식차와 별개로 회동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구권력이 회동에서 얼굴을 붉히는 전례가 거의 없고, 윤 당선인은 원만한 권력 이양을 통해 새 정부 초기 국정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원만한 정권 이양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4차례에 걸쳐 윤 당선인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한 바 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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