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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가까스로 전달한 이준석의 축하 '난(蘭)'… '병주고 약주나'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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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가까스로 전달한 이준석의 축하 '난(蘭)'… '병주고 약주나' 항의

입력
2022.03.25 15:38
수정
2022.03.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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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의원, 이 대표 대신 전하려다 불발
"다른 날 다른 방법으로 전달하겠다" 유턴
10분 뒤 다시 돌아와 옆문으로 겨우 전해

국민의힘 박성민 국회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이준석 대표가 보낸 난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난에는 "쾌차를 기원드립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이라고 쓰여 있다.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국민의힘 박성민 국회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이준석 대표가 보낸 난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난에는 "쾌차를 기원드립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이라고 쓰여 있다.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2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이준석 대표가 보낸 난을 들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류수현 기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2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이준석 대표가 보낸 난을 들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류수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하려던 축하 '난(蘭)'이 곤욕을 치렀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 때문이다. 직접 난을 들고 대구 달성 사저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린 이 대표 비서실장 박성민 의원은 이후 다시 돌아와 옆문으로 간신히 전달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 의원은 25일 오후 1시 20분쯤 보좌진과 함께 검은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을 타고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도착했다. 양손에는 ‘쾌차를 기원드립니다.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이라고 적힌 난을 들고 있었다.

박 의원은 곧바로 사저 인근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이들은 박 의원을 향해 “키워준 사람에게 은혜를 이따위로 갚느냐”, “대통령님이 5년간 옥고를 치렀는데 뻔뻔하기 그지없다”, “병주고 약주고 장난치는 것이냐”며 험한 말을 쏟아냈다. 한 50대 여성 지지자는 박 의원의 차량에 올라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당황한 박 의원은 어딘가로 전화를 건 뒤 “알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발걸음을 돌렸다. 박 의원은 취재진에게 “사저 내부와 조율이 됐다”면서 “다른 날 다른 방법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후 입을 굳게 다문 채 차를 타고 사저를 떠났다. 이 과정에 박 의원에게 난을 건네받은 보좌진 한 명이 갑자기 사저 앞 공터를 가로질러 차량을 향해 달리면서 취재진과 80m가량의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박 의원이 사저 인근에 머문 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당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2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발걸음을 돌린 뒤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류수현 기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당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2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발걸음을 돌린 뒤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류수현 기자

사라졌던 박 의원은 한바탕 소동을 빚은 사저 주변이 잠잠해지자 10분 뒤 슬그머니 다시 돌아왔다. 이어 사저 옆문을 통해 난을 전달했다고 현장 관계자가 뒤늦게 전했다. 두 시간 뒤 박 전 대통령은 경호부장을 통해 "잘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이 대표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2011년 박 전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정계에 입문해 ‘박근혜 키즈’로 불렸다. 하지만 탄핵을 계기로 바른정당에 합류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갈라섰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두고 “당대표로서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을 꺼낼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해 6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중에는 “정치권에 영입해 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이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34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타고 있다.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대표비서실장)이 25일 오후 1시 34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타고 있다.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대구=류수현 기자 yvr@hankookilbo.com
대구=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star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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