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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열풍에 어린이 화상 급증… 위험한 달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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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열풍에 어린이 화상 급증… 위험한 달고나

입력
2022.03.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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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에 녹은 설탕은 160도 이상
피부에 붙으면 진피까지 화상
응급처치 후 의료기관 찾아야

오징어 게임 열풍에 달고나가 유행하면서 어린이 화상 급증하고 있다. 고온에 녹은 설탕의 온도는160도 이상으로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오징어 게임 열풍에 달고나가 유행하면서 어린이 화상 급증하고 있다. 고온에 녹은 설탕의 온도는160도 이상으로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달고나가 만들어질 때 열에 녹은 설탕은 160도의 고온으로 카라멜화되어서 피부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면적은 작아도 진피까지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달고나가 만들어질 때 열에 녹은 설탕은 160도의 고온으로 카라멜화되어서 피부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면적은 작아도 진피까지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달고나 만들다가 조금 뎄는데 큰 수포가 생겼어요.'

대구 중구에 사는 A모(7)군은 화상병원에 보름째 내원하고 있다. A군은 설탕을 녹여 만드는 과자인 달고나를 만들다 손가락을 뎄다. 부위가 크지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수포가 터진 자리는 하얗게 변했고 통증까지 심해 한 화상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심재성 2도화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조 군과 가족은 보름째 화상 병원을 찾고 있다.

노용지 피부과 전문의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달고나'가 인기를 끌면서 이로 인한 어린이 화상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열에 녹은 설탕은 160도의 고온에 카라멜화되어서 피부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까닭에 진피까지 화상이 들어가는 데다 흉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상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의 30%이상(대구 광개토병원 자료)이 달고나를 만들다가 화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고나는 30여년 전 어린이들이 주로 해먹던 과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종종 화상을 입는다.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열풍으로 달고나 세트가 인기리에 팔리면서 화상 사례가 급증했다.

화상의 종류

◆1도 화상

다소 가벼운 화상으로 표면이 붉어지고 얼얼한 정도로 응급처치와 화상 연고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주로 높지 않은 온도에 장기간 (여름철 자외선)노출될 때 생긴다.

◆2도 화상

표재성 2도화상은 화상의 범위와는 상관없이 수포가 발생하는 화상으로 표피와 상부 진피의 손상을 의미하고, 심재성 2도화상 화상은 하부 진피의 손상으로 가피가 생기고 치료 기간이 2주를 넘어가 흉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화상이다.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가피의 정도에 따라 입원 치료 및 가피절제술 같은 수술을 요할 수 도 있다.

◆3도 화상

표피와 진피가 모두 손상된 것으로 전층 화상이라고도 한다. 조직이 죽어 통증이 없을 수도 있다. 크게 환부색가 차이가 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가피를 걷어내는 수술이나 피부이식이 필요한 화상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화상은 주로 1, 2도 화상이다. 어린이들은 성인과 달리 화상으로 인한 손상 면적이 작아도 성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면적인데다 피부조직도 얇고 약해 큰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차가운 물에 환부를 담그거나 흐르는 수돗물로 열기를 식히는 일이다. 20분 정도 찬물로 열기를 식힌 후 수건이나 거즈로 잘 보호하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화상의 면적이 넓은 경우(대퇴부, 복부 및 체간) 찬물에 오랫동안 담그면 저체온증이 생긴다. 또 얼음을 직접 환부에 갖다댈 경우 환부의 혈관이 수축되어서 상처 회복에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얼굴인 경우 차가운 수돗물에 부드러운 거즈를 적셔 간접적으로 열기를 식혀주는 방법이 낫다.

어린이 화상의 경우 치료에 대한 접근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 우선 어른에 비해 소아나 보호자가 더 놀라고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하게 상처를 파악하고 진단해서 안심시키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너무 많은 설명과 예후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이야기할 경우 보호자는 더 불안할 수 밖에 없어 예후를 지켜보면서 차근하게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화상 치료

어린이 화상의 경우 치료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특히 화상의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데다 병원에 도착 시 낯선 환경 및 의료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문제는 치료에 대한 접근이다. 어린이 화상의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 2도 표재성 화상의 경우 약물 치료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심재성 2도화상의 경우 가피의 향성 유무, 혹은 가피의 정도에 따라 약물로 치료할지 입원이나 가피 제거술을 시행할지 결정한다.

특히 소아들은 1차적인 치료의 선택을 약물치료, 2차는 입원 치료 그리고 수술은 마지막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면적이 너무 넓을 경우 감염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입원을 하거나 약물치료의 한계로 치료기간을 줄이기 위해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또 염증이나 통증과 화상상처로 인해 고열이 발생하거나 연조직염 등 감염이 생길 수 있는 경우에도 입원 및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 화상 상처의 면적이 크고 심하고 깊을 경우 대퇴부의 자가 피부를 이용한 피부이식을 하기도 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 잘못된 조치는 금물

화상을 입었을 때 된장, 소주를 바르는 민간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진물이 난 부분에 감자를 갈아서 붙인다거나 신문지를 태워 가루를 바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방법을 쓴 경우 대부분 고령이거나 보호자가 잘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의료기관에서는 이를 제거하는데도 애를 먹을뿐더러 어린이의 경우 화상 고통을 주기도 한다. 화상 부위가 감염이 되면 더 치료가 어려운데 잘못된 처치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가벼운 화상이라도 통증이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1도 화상이라도 통증이 하루 정도 가는 경우도 흔하다. 화상 통증은 열기를 식히거나 공기와 차단만 시켜도 통증이 줄어든다. 의료기관에서는 열기를 식혀주는 드레싱, 상처를 보호하고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응급처치는 화상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두피에 화상이 있다면 상처 확인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응급처치는 필수다.

화상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에 대한 이해 및 숙지가 필요

소아화상의 원인은 가정이나 야외 활동등 아주 다양하다. 미리 화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정에서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도 소아화상의 빈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고데기, 다리미 등은 사용 후 열기가 식을 때까지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

◆밥솥 증기나 정수기 물을 크게 뜨겁지 않지만 어린이 피부에는 큰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

◆소아는 무엇이든 움직이는 것을 보면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부모가 마시는 커피를 잡아채 화상을 입는 경우도 흔하다.

◆식탁보를 당기거나 식탁 위에 있는 것을 당겨 뜨거운 것을 위에서 엎질러 전신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주방에서 화상이 가장 많이 생기는 만큼 어린이끼리 달고나나 잼을 만들 때는 반드시 보호자가 동반해야 한다.

◆캠핑이 유행하면서 캠핑을 하면서 고기를 굽다가 야외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또 생일케익을 불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가족 나들이로 불꽃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불꽃을 아이에게 쥐게 했다가 손가락 및 안면부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외식 때 식당에서 뜨거운 불판이나 화로 뜨거운 식기에 의한 화상이 흔하다.

◆소아와 어린이의 특성만 파악해도 화상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화상이 많은만큼 가정에서 화상을 유발하는 환경을 제거하고 교육해야 한다.


노용지 피부과 전문의가 소아 화상 사례를 보이며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광개토병원 제공.

노용지 피부과 전문의가 소아 화상 사례를 보이며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광개토병원 제공.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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