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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레드라인' 다시 넘기까지... 미사일 고도화·'괴물 ICBM' 개발에 힘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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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레드라인' 다시 넘기까지... 미사일 고도화·'괴물 ICBM' 개발에 힘 쏟았다

입력
2022.03.24 22:30
수정
2022.03.24 23:39
0 0

2018년 4월 모라토리엄 선언 후에도
SLBM·SRBM 고도화, '극초음속' 실험
업그레이드된 ICBM '화성-17형 공개

2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4년여 만에 '레드라인'을 다시 넘은 북한은 그간 한순간도 미사일 개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7년 11월 ICBM 이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단거리탄도미사일(SRBM) 고도화부터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 개발까지 전방위 타격능력을 향상시켰다. 그 과정에서 4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의 무기체계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7년 11월 ICBM급 화성-15형 시험발사 직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에서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 네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핵무력 증강에 집중했다. 2016년 SLBM 북극성-1형 최초 발사, 2017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ICBM 화성-14·15형 발사를 잇달아 성공하면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확보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반도의 봄' 국면이 조성되면서 북한은 그해 4월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통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미사일 개발은 꾸준히 진행했다. 2019년 10월 북극성-1형을 개량한 북극성-3형을 발사했고, 2020년 북극성-4형을 공개하며 신형 SLBM을 연달아 내놓은 것은 물론 '대남용'으로 분류되는 신형 SRBM도 선보였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SRBM 3종 세트를 활용한 동시다발적 공격에 나설 경우, 한국에서의 탐지·요격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월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한 후로는 사실상 모라토리엄 파기를 향해 달려온 셈이었다. 올해 1월 두 차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한미 군 당국은 "실질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의 주장을 따른다면 낮은 고도에서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속도로 변칙기동을 하는 막강한 무기체계다.

모라토리엄 선언 후 북한의 무기개발의 정점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화성-17형으로 꼽힌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 16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모두 화성-17형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화성-15형에 비해 외형이 눈에 띄게 커져 '괴물 ICBM'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3,000㎞를 날아 미국 본토를 타격하고도 남는다. 미사일 단수도 화성-15형(1단)보다 늘어난 2단이고, 탄두부 형상 역시 핵탄두 2, 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MIRV) 탑재' 형태로 진화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정체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고도와 비행거리가 각각 6,200㎞, 1,080㎞ 이상으로 탐지됐는데, 이는 정점 고도 약 4,500㎞, 비행거리 약 960㎞를 기록했던 화성-15형보다 향상됐다.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이 포착되는 등 핵실험 재개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ICBM 발사 기술도 한층 고도화된 셈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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