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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한 달째,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 점령 못한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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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한 달째,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 점령 못한 4가지 이유

입력
2022.03.23 18:36
수정
2022.03.23 19: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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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도시 안팎 언덕 많고 숲 우거져 장애물
②드니프로강 동서 갈라 공격력 분산
③지하철 역사가 방공호… 폭격 피해 저항
④공격군, 방어군 대비 5~10배 많아야

우크라이나 경찰이 22일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 구내에서 격추된 러시아 드론을 조사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경찰이 22일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 구내에서 격추된 러시아 드론을 조사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침공 한 달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에워싸곤 있지만 점령까지는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이 워낙 거세기도 하지만, 키이우의 독특한 지형, 러시아의 부족한 군사력이 근본 원인이란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개전 한 달이 지나도록 키이우 장악에 실패한 이유를 분석했다.

우선 요새 같은 키이우의 지형은 수성전을 펼치는 우크라이나 측에 든든한 방패가 되고 있다. 통상 군사작전에서 도시 장악은 포격ㆍ폭격으로 주요 방어망을 걷어낸 뒤 지상군이 진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키이우는 언덕이 많고, 도시 안팎에 숲이 우거져 있어 지상군의 육로 진입을 막는 데 유리하다. 현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반격을 가하기도 쉬운 조건이다.

키이우 동서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형세의 드니프로강도 러시아군에 커다란 장애물이다. 키이우를 장악하려면 동서 양방향에서 공격해 진입해야 하는데, 공격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60㎞가 넘는 키이우의 광범위한 지하철도 러시아군에 난제다. 곳곳에서 지하철역이 방공호로 쓰이며 러시아군의 포격이나 폭격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키이우 중부의 아스날나역은 지상 105m 아래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지하철 역으로 꼽힌다. 존 스펜서 미국 메디슨정책포럼 도시전쟁연구소장은 “이런 지하철 역은 방어자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그들이 더 대담하게 저항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의 군사력 부족도 키이우 점령에 애를 먹는 원인이다. 공격군은 방어군보다 5~10배 많은 병력과 자산을 확보해야 공격과 점령이 수월하다는 게 정설인데, 러시아군의 사정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토니 킹 영국 워릭대 전쟁학 교수는 “실제 많은 전쟁에서는 공격부대가 방어부대보다 10배가량 많은 병력을 투입해 공격력을 극대화했다”며 “하지만 러시아군은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이 같은 어려움을 무차별 포격ㆍ폭격이나 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돌파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키이우 점령에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M2 킨잘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무차별적인 살상 무기로, 제네바협약에서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토니 킹 교수는 “러시아군은 군사력의 부족 때문에 (지상군 투입 대신) 맹렬한 폭격으로 작전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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