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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0년 지기' 승효상도 6년 전 "청와대, 용산공원·한강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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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0년 지기' 승효상도 6년 전 "청와대, 용산공원·한강변으로"

입력
2022.03.21 21: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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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가건축정책위원장 건축가 승효상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경남 고성 제정구 커뮤니티센터를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가 지난 2021년 10월 1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경남 고성 제정구 커뮤니티센터를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가 지난 2021년 10월 1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청와대는 박물관으로 놔두고 대통령이 사는 위치를 우리가 평상시 사는 위치로 옮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광화문 이전 공약을 논의했던 승효상 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승 대표는 당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옮겨갈 장소로 '용산'을 콕 집어 거론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6년 전 문 대통령 주변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다.

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CBS 인터뷰에서 청와대 터와 구조를 문제 삼으며 "청와대는 콘크리트로 목조 흉내를 내서 지었으니 영락없는 짝퉁"이라며 "청와대 내부 공간은 지나치게 커서 스스로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공간의 위용에 스스로 맞춰야 하니 행동과 성격, 사고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설명한 것과 맥락이 같다.

승 대표는 "청와대가 있는 곳은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우리의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폄하하기 위해서 경복궁 뒤쪽에 총독 관저 터를 마련한 곳"이라며 "그 자체부터 불순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주 전형적인 봉건왕조 건축의 짝퉁 같은 모습"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청와대 이전'을 뒷받침하는 논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하면서 기존 청와대를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하면서 기존 청와대를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당시 승 대표는 청와대를 박물관으로 두되,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용산공원이나 한강변으로 옮기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총리 관저가 일반 주택가와 가까운 영국 등을 예로 들며 "일상을 사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승 대표는 문 대통령 취임 후인 2017년 10월 청와대 '상춘포럼'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해 국방부 청사를 서울시 외곽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청와대는 풍수상 불길"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무속'이나 '풍수지리'가 언급되는 점도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2019년 1월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관저는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해 옮겨야 한다"며 "수많은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가 추진한 '광화문 시대' 공약의 배경에도 풍수지리에 대한 고려가 반영돼 있는 셈이다. 이에 이양수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비과학적인 얘기"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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