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표정이 밝지 않다. '정권심판론'에 따른 대선 패배의 영향이 지방선거에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량감을 갖춘 후보자 물색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 험지는 물론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고전한 지역의 구인난이 심하다. '지방선거 승리를 통한 설욕'이란 민주당의 지상 과제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대선 전후 사뭇 달라진 서울시장 후보군
민주당은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오는 25일까지 지방선거기획단,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의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성적표가 승패의 가늠자인 만큼 후보자 찾기에 공을 기울일 방침이다.
다만, 대선 전후로 후보들의 수나 무게감에 차이가 크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재 재선의 박주민 의원 정도가 거론된다. 대선 전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됐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권 교두보'로 불리는 서울시장 도전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재확인된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민심이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선 당시 국민의힘과의 18.32%포인트 격차를 11개월 만인 이번 대선에서 4.83%포인트 격차로 좁혔다. 그러나 불리한 여론 지형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선'에 뜻을 둔 인사가 선뜻 출마를 결심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서울 분위기가 전국의 선거를 좌우하는데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험지'는 상황도 심각하다.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했던 김해영 전 의원에 대한 등판 요구도 작지 않은데, 김 전 의원은 "출마 관련 연락을 받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고 말을 아꼈다.
'승산 있는' 경기지사는 치열… 與 깊어지는 고민
대선에서 경기를 포함해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득표가 많았던 지역에선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현역 중에선 안민석·조정식(이상 5선) 의원이 뛰고 있다. 안 의원은 택시운전을 하며 민심을 듣고 있고, 조 의원은 이 전 후보가 경기지사 출마 때 사용한 건물에 사무실을 얻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이날 "이재명의 길을 잇겠다"며 출마를 선언했고, 4선 의원 출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후보군에 거명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나마 경기지사가 수도권 중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전 후보가 직전 경기지사라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호재다.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설이 제기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새롭거나 보다 중량감을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이 전 후보와 단일화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의 경우 경기지사뿐 아니라 서울시장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김 대표도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운 만큼 취약지 위주로 전략공천을 했던 관행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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