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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5형제 막내' 김영춘 "정계 떠난다"…또 한 명의 86세대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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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5형제 막내' 김영춘 "정계 떠난다"…또 한 명의 86세대 은퇴

입력
2022.03.21 14:55
수정
2022.03.21 15: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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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지역주의 타파 선봉
"부산 부활 위해 노력…절반쯤 성공 거둬"
"생활정치의 시대... 저는 적합한 정치인 아냐"

지난해 재보궐 선거가 열린 4월 7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부산진구 김영춘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재보궐 선거가 열린 4월 7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부산진구 김영춘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대표적 86세대 정치인이자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시장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힌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된 상황에서, 자신은 적합한 정치인이 아니라는 게 그 이유다. 김 전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에 있어 "선거의 유불리는 고려요소가 아니었다"며 "세대의 문제가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정치를 그만둡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되었다"면서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이다. 그걸 더 잘해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그렇지 못한 집권당에게 응징투표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운을 띄웠다.

김 전 장관은 이런 변화에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가 있었다고 고백하며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해봤다.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는 말이다.

김 전 장관은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 20대의 나이부터 시작하여 오랫동안 정치계에서 일을 해왔다. 그동안 어떤 자리를 목표로 정치를 하고 선거에 나서본 적은 없다. 제가 나라를 위해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그 일에 도전해 왔을 뿐"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2011년에 부산으로 귀향해서 일당 독점의 정치풍토 개혁과 추락하는 부산의 부활에 목표를 두고 노력해 왔다. 부산의 변화가 전국의 변화를 견인한다고 믿었고, 그 목표는 절반쯤 성공을 거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198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198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 1993년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2000년 한나라당 출신으로 초선 국회의원(서울 광진갑)이 됐지만 이후 민주당 계열인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당시 김 전 장관과 함께한 김부겸 국무총리, 이우재, 이부영, 안영근 전 의원 등을 향해 정치권에서는 '독수리 5형제'라 불렀다. 김 전 장관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1년부터는 지역주의 타파를 모토로 민주당의 험지인 고향 부산으로 정치적 근거지를 옮겨 2016년 총선에서 부산 부산진갑에 출마, 3선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4·7 보궐 선거 당시 부산시장에 출마했으나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패하며 낙선했다.

그는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아직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세상에 되돌려드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행복 증진과 나라의 좋은 발전을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려 한다. 놀랍도록 빨리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공부하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도 찾아보겠다"고도 했다. 또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라는 단순한 경구를 되새기면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또 다른 86세대 대표 정치인인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전 다음 총선(2024년) 불출마를 선언했고, 최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던 우상호 전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도 시장 불출마 뜻을 밝혔다. 우 본부장은 앞서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였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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