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층 아파트 포격으로 최소 2명 사망
키이우 포위한 채 외곽서 포탄 퍼부어
키이우 시, 35시간 통행금지령 발령
마리우폴 의회 "민간인 2,357명 사망"
포화 속 이어진 평화협상 지지부진
우크라이나 침공 20일째인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포위한 채 도심 한복판,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해 포격을 집중했다. 동부 마리우폴에서는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사망했다. 포화 속에 양측은 평화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에 대한 무더기 '보복 제재'까지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 중심부의 지하철 루카니우스카역이 포격으로 폐쇄되는 등 러시아군의 도심 공격이 이어졌다. 키이우 스비아토신스키 지역에선 16층짜리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최소 2명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키이우에서는 이날 새벽에만 최소 3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공세가 격화하자 키이우 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7일 오전 7시까지 35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해당 기간 동안 특별통행증 소지자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고, 대피소 이동만 허용한 것이다.
키이우에서는 치열한 공성전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포위한 채 공격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고,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거세다.
러시아군의 포위로 10일 넘게 외부와 단절된 우크라이나 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잇따른 공습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민간 위성기업 맥서 테크놀로지가 이날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리우폴 서부의 중환자병원과 아파트 단지는 러시아군 포격으로 벽면이 뚫리는 등 처참하게 파괴됐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지금까지 민간인 2,35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고립된 마리우폴에 100톤 규모의 식량과 물, 의약품을 보냈지만 러시아군에 막혀 3일째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압박 속에 양국은 휴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은 전날 2시간 만에 협상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도 협상 테이블을 펼쳤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중립화와 동부 돈바스 지역 독립국 인정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우크라이나는 휴전 및 러시아군 철군이 먼저라고 맞서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미 고위 인사 개인 제재라는 ‘맞불’도 놨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유례없는 제재 대응으로 15일부터 상호주의에 근거, 미 정부 부처 지도자와 등을 ‘입국 금지 목록’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13명이 대상이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측근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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