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L)당 2,000원을 돌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뜨겁게 올랐던 국제유가가 국내 시장에 지속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선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이 전날보다 12.9원 오른 L당 2,000원을 찍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은 건 2012년 10월 넷째 주(2,003.7원) 이후 약 9년 5개월 만이다. 지난주에 먼저 L당 2,000원을 돌파한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이날도 전날보다 19.0원 상승한 2,086원을 나타내면서 2,100원대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20% 인하 조치에 이후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가격 상승에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국내 유가가 최고 수준이었던 이전의 시기는 2012∼14년이다. 2012년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휘발유 가격은 L당 2,000원을 상회한 이후, 1,900원대로 내려왔다.
시도별 휘발유 가격은 제주가 L당 2,106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2,086원), 인천(2,023원), 대전(2,020원), 경기(2,016원), 울산(2,013원), 부산(2,004원) 순이었다. 이처럼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자 정부는 최근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산업계에선 국내 유가가 향후 더 뛸 가능성이 있다며 유류세 인하폭을 최대치인 30%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휘발유 가격은 L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산유국들의 증산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멈췄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여전히 높은 변동성 탓에 국제유가의 본격적인 하락세를 기대하긴 어렵단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일 배럴당 127.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1일 110.5달러, 14일 109.9달러로 떨어졌다. 이런 변동폭은 보통 2∼3주 이후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는 국내 기름값이 꾸준히 오르다 이후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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