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도대체 하방이 뭐냐"
정의당 "분권시대 시도지사 도전이 하방? 낡은 인식수준"
대통령 되지 못해 대구시장? 시대 동떨어진 '하방론'
홍준표(대구 수성을)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후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올 초부터 조금씩 나왔던 출마설은 지난 11일 홍 의원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젠 마음 편안하게 하방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공식화했다. 이젠 직접 대구시민 앞에 출마를 선언하는 일만 남았다.
홍 의원이 특유의 '사이다 발언'으로 대구시민의 지지를 받아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선 전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홍 의원 출마선언으로 한때 10명 넘게 거론된 후보군이 잠잠해진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
모래시계 검사,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대표, 경남도지사, 대권 주자를 거친 홍 의원에게 대구시장 자리는 약간은 의외의 선택지다. 그런데도 그는 '중앙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맡기고, 나는 하방하려고 한다'는 말로 출마를 굳히면서 새삼 '하방(下放)'의 의미를 묻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도대체 하방이 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가장 먼저 '하방'이라는 표현에 포문을 열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사회가 온통 '지방분권'을 외치는 상황에 시도지사 도전하면서 '하방'이라고 칭하는 낡은 인식수준에 놀란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도지사를 중도사퇴한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대구의 국회의원을 그만두는 것은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하방은 중국에서 당원이나 공무원을 일정 기간 농촌이나 공장에 보내 현장을 체험하게 하는 운동을 말한다.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에서 하방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 홍 의원의 출마 동기다. 이 말을 선의로 해석한다해도 '대통령이 되지 못해 대구시장부터 하겠다'로 들리는 주장은 시민은 물론 시대와도 동떨어져 있다. 올해는 지방자치 32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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