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득표율 충격 속
종로 등 보선 '두 자릿수 득표'
'지못미' 후원금 12억 원 쇄도
심상정 전 정의당 대선후보의 패배에도 정의당에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는 않았다. 거대 양당의 지지층 결집에 따른 유권자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하면서 심 전 후보는 역대 진보정당 소속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적은 득표율(2.4%)에 그쳤다. 그러나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정의당을 '제3의 선택지'로 선택한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심 전 후보에게도 10일 개표 완료시까지 "찍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담은 후원금이 이어졌다.
양당 결집에 역대 최저득표... 沈 "제 책임"
심 전 후보와 정의당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 속 유일한 제3지대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전을 기대했다. 여성·노동·환경 등 그간 '잊힌' 진보 의제에 선명한 입장을 냈고, '유일한 페미니스트 대선후보'임을 강조했다. 거대 양당 후보의 대안을 찾고자 했던 2030세대 진보·부동층 여성 표심의 결집을 노린 전략이었다.
개표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심 전 후보의 득표율은 2.37%에 그쳤다. 2017년 대선 당시 자신이 세운 진보정당 후보 사상 최고 기록(6.17%)은 물론 2007년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3.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진영 결집 구도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중도 사퇴로 제3지대 후보가 설 공간이 좁아진 것이 배경이었지만, 당대표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엄호하는 등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자초한 심 전 후보의 책임도 있다. 심 전 후보는 10일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정치의 한계이자, 저 심상정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 선전과 '지못미' 후원금 릴레이
대선 득표율은 저조했지만 정의당의 미래가 잿빛만은 아니다.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후보가 선전하면서 '존재감 있는 3위'를 기록했다. 서울 종로에 나선 배복주 전 후보는 15.32%를 얻었고, 경기 안성에 출마한 이주현 전 후보도 20.15%를 기록했다.
2030세대 여성 다수는 '젠더 갈라치기'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당선인) 견제를 위해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했지만, 심 전 후보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대선 당일 9일부터 개표가 완료된 10일 새벽까지 심 후보에게는 약 12억 원의 후원금이 쏟아졌다. 심 전 후보가 앞서 모은 후원금 약 6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정의당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투표를 한 진보성향 여성 유권자들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후원금'을 통해 마음을 대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노동·환경 이슈로 "더 간절하고 당당하게"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진보정당이 나아갈 방향이 보다 확실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여성·노동·환경 의제를 파고들며 오는 6월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여영국 대표는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기득권 정치로부터 배제된 시민의 목소리를 정치에 담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행보를 더 간절하고 당당하게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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