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대피소서 투표소까지 버스 운행
신분증 불에 타 임시신분증 발급받기도
투표 끝내고 덕구온천리조트로 거처 옮겨
울진 산불로 대피 중인 주민들도 9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지난 4일과 5일 산불로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대피 중인 주민 18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 20분쯤부터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버스 4대에 나눠 타고 지정된 투표소로 이동해 투표했다.
이재민 김모(77)씨는 “산불로 집은 다 탔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는 당연히 해야지요”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신분증까지 모두 불에 타서 8일 읍면 사무소에서 발급한 임시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에 나섰다.
지난 4일 오전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9일 오전 현재 7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울진에서만 188가구 279명이 집을 잃었다. 이들과 함께 집을 떠난 주민 등 한때 500명 가까운 주민들이 국민체육센터와 마을회관 등에 대피했다.
국민체육센터의 차가운 바닥에서 대피 생활을 해온 주민들은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짐을 챙겨 덕구온천리조트로 임시 거주지를 옮길 예정이다. 이들은 상하수도 시설 등을 갖춘 임시 대피시설이 마련될 때까지 당분간 이곳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민들은 친인척 집이나 원래 거주지에서 가까운 마을회관에 머물 전망이다. 농어촌 지역 마을회관은 대부분 냉난방과 간단한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북선관위는 당초 울진지역에선 교통 불편 유권자를 위해 오전 7시부터 총 16대의 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불로 이재민 투표가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해 울진군 및 정당 측과 협의해 버스 4대를 추가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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