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에 맞설 마지막 비책은
'수도권 및 중도·부동층' 집중 공략
유능함을 강조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번엔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웠다. 대선일까지 인물론을 꾸준히 부각해 야권 후보 단일화로 중도ㆍ부동층 사이에서 ‘정권심판론’이 강해지는 흐름을 차단하고, 대선의 당락을 가를 수도권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4일 경기 남양주 유세에서 “저는 똑같은 세금으로 행정하며 다른 시ㆍ도는 안 하는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두 차례 지급했다”고 말했다. 동일한 재원으로 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줬으니 가성비 높고, 효율 좋은 정치인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세에는 ‘공공배달앱’, ‘청년 면접수당’ 등 경기지사 시절 이 후보의 대표 공약으로 수혜를 입은 시민들도 단상에 올라 힘을 실었다. 그는 “제가 예산 30조 원의 경기지사 권한 갖고 만든 게 이 정도인데, 예산 600조 원의 대통령 권한을 주시면 20배는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현장을 찾을 때마다 “대통령이 5년간 쓸 수 있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누면 한 표의 가치는 6,787만 원”이라고 역설했다. 야권 단일화를 겨냥해 진영이 아닌 실력과 실적을 따져 투표해달라는 주문이다. “정말 피 같은 돈을 4대강 보를 다시 쌓거나 쓸데없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는 데 안 쓰는 게 필요하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직격하기도 했다.
선거 막판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후보 단일화라는 대형 변수가 돌출하면서 이 후보의 공략 초점은 지역은 ‘수도권’, 투표층은 ‘중도ㆍ부동층’으로 모아졌다. 이날 사전투표 장소를 강원 속초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급하게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홈 그라운드’ 경기도가 전국 17개 광역 시ㆍ도 중 사전투표율이 최하위라는 점을 언급하며 “경기도의 자존심으로 1등은 아니라도 꼴찌는 면하자”고 호소했다. 5일에도 정치적 고향인 성남을 비롯해 광주 용인 오산 평택 시흥 등 경기 일대를 훑을 예정이다.
이 후보는 중도ㆍ부동층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단일화에 관계없이 다당제와 통합정부 실현 등 ‘정치개혁’ 메시지도 계속 발신하고 있다. 강원 춘천 유세에서는 “거대 양당 2개가 아니라 제3, 제4의 선택 가능한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선거에서 도움받으려는 전략이 아니고 이재명이 평생 가진 꿈이었다”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 기회 국가를 이재명이 만들겠다”면서 부동층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청년세대 맞춤 공약도 발표했다. 면접용 정장 대여와 메이크업 비용 외에 시험 응시료까지 지원하는 ‘청년 취업활동 계좌제’를 도입하고,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생애 한 번 실업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인턴으로 일하는 ‘청년 일 경험 사업’의 근무 기간을 평균 11개월에서 최소 2년으로 늘리고, 최저임금을 받는 급여도 실생활 가능한 수준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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