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푸틴 최측근 신흥재벌 대거 제재 대상
美 자금 추적·압류 TF 설치..."푸틴 측근도 압박감 느껴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EPA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러시아의 억만장자 재벌과 크렘린궁 대변인 등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을 더 조이려는 조치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과 러시아 신흥 재벌 19명과 47명의 가족들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백악관은 페스코프 대변인에 대해 “푸틴의 최고 프로파간다 전파자”라고 평가했다.
푸틴의 최측근 재벌들도 대거 제재 대상이다.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의 철강ㆍ광물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소유주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는 142억 달러(약 17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며 포브스의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 99위에 올라 있다. 푸틴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앞서 독일은 우스마노프의 초호화 요트 ‘딜바르’를 함부르크의 한 조선소에서 압류했다. 이 요트는 동력이 달린 요트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된다. 러시아에서 개인 항공기로는 가장 큰 그의 전용기도 제재 대상이다. 제재 대상에는 푸틴 대통령의 유도 연습 상대이기도 했던 아르카디 로텐베르그도 포함됐다. 그는 과거 소치 동계올림픽 공사를 수주했다.
러시아 억만장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초호화 요트 '딜바르'. 로이터 연합뉴스
가스관 전문 건설회사 스트로이가스몬타슈의 주주인 보리스 로텐베르그와 송유관 업체 트란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이 토카레프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구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푸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세르게이 케메조프, 부총리를 지낸 이고르 슈발로프 국가개발공사 회장도 제재를 받게 됐다. 슈발로프의 개인 전용기도 리스트에 올랐다.
해외 분쟁지에서 용병을 동원하는 사기업 와그너그룹을 운영하는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제재를 받게 됐다. 그는 최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 특명을 받고 용병들을 침투시킨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백악관은 “러시아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부를 축적했고, 일부는 그들 가족을 고위직으로 끌어올렸다”며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들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푸틴의 침공 지원을 위한 자원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정연설에서 러시아 재벌과 지도자들을 겨냥해 “우리는 당신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기 위해 유럽 동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법무부는 이들 자금을 추적ㆍ압류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미국은 또 러시아에서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단체 7곳과 26명의 개인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푸틴이 압박감을 느끼길 원하며, 그 주변에 있는 이들 역시 압박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