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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28명 역대 최다 … "거리두기 생색보다 병상 더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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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28명 역대 최다 … "거리두기 생색보다 병상 더 챙겨라"

입력
2022.03.03 17:00
수정
2022.03.03 2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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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총리 "자영업자들 더 이상 방치 못 해"
병상 여유를 근거로 거리두기 완화 거듭 강조
전문가들 "운용 가능한 병상 수는 그에 못 미쳐"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음식점이 영업 시간 제한 철폐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요구하며 제한 영업시간 오후 10시가 지난 뒤 점등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음식점이 영업 시간 제한 철폐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요구하며 제한 영업시간 오후 10시가 지난 뒤 점등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망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음에도 정부는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방침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피로도를 줄이려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거리두기로 생색내기보다 병상 추가 확충과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3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 및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토대로 현 '6인, 오후 10시'를 '6인·11시' 완화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단체들이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모두 풀어달라고 요구한 만큼 인원과 시간을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부는 4일 거리두기 새 조정안을 발표하고 5일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거리두기 완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자영업자들이 삶 자체를 포기하다시피 하는데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다"며 "위중증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쪽으로 대응을 바꾸면서 왜 거리두기는 계속 과거 방식을 고집하느냐는 항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2주 전보다 세 배 뛰었는데…"감당할 수 있어"

지난달 20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0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는 12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다치인 지난달 28일(114명)보다 14명 많다. 누적 사망자는 8,349명으로 늘었다. 2주 전인 지난달 17일 45명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위중증 환자 수 또한 766명으로, 2주 전 385명에서 곱절로 늘어나는 '더블링'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불어난 지 2, 3주 뒤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얘기다. 신규 확진자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오후 9까지 전국에서 24만 4,889명이 확진됐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4일 0시에 발표될 확진자는 25만 명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종결 임박'이란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인데 방역을 계속 푸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올바른 정보를 알려야 할 정부가 동떨어진 메시지를 내니 국민도 모임을 갖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일상회복지원위 방역·의료계 전문가들또한 "지금은 의료 여력을 보완할 때"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환자 2,500병상 한번에 모두 운영 못 할 것"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부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부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선용 아니냐"는 등 여러 비판에도 정부가 방역 완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위중증 환자 수가 기존 예측치인 최대 2,200~2,500명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어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전문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위중증 환자 예상 최고치는 2,500명"이라며 "이 정도라면 현재 확보한 중증·준중증 환자용 병상 6,000개로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 병상 숫자와 운용 가능한 병상 숫자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델타 유행 당시 병상대란 또한 병상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것 못지않게, 확보한 병상을 다 쓸 수 있다고 '착각'한 것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중환자 병상 2,500개를 한꺼번에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병상을 더 늘리는 등 의료 여력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확진자 응급진료 거부에 대해 정부가 좀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진료 거부 행위는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심각한 사안인데 보건복지부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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