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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받고도 모른 윤석열... 구조적 성차별·성인지 예산 인식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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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받고도 모른 윤석열... 구조적 성차별·성인지 예산 인식 '제자리'

입력
2022.03.03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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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 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 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대선후보들이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젠더 이슈를 놓고 격돌했다. '성인지 예산의 개념' '구조적 성차별 문제'에 대한 몰이해로 비판을 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거듭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해서도 그는 개선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후한 점수를 받진 못했다.

답변 피하고… 틀리고… 반복한 윤석열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다. 이 후보는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 문제는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윤 후보에게 물었다. 지난달 한국일보에서 윤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말해 난타당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구조적 성차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냐만, 여성과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 양성 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든 남성이든 공정하지 못한 처우를 받으면 사회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이 있다는 건가 없다는 건가"라고 다시 묻자 윤 후보는 "완전히 없다곤 말할 수 없지만…"이라고 말을 흐렸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정부가 성인지감수성 예산이란 걸 30조 썼는데, 그중 일부만 떼어내도 북한 핵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도입된 성인지예산은 액수로 존재하는 실질 예산이 아니라, 예산이 남성·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정하는 기준·과정이라는 기본적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실언이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윤 후보의 인식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이 후보가 "성인지 예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예산"이라고 답했다. 또 "일반 예산은 성과지표를 과장 혹은 확대도 할 수 있으니, 그런 예산을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 해도 대공 방어망 구축에 쓸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오답을 반복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곁에 여성 정책을 코멘트해 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대표밖에 없느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성인지예산을 왜 모르겠느냐"며 성과지표를 언급했고, 심 후보는 "성과지표와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페미니즘의 정의'를 두고도 격돌했다.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것"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여성의 성차별,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해나가는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의 "휴머니즘의 하나"라는 발언에 심 후보는 "놀라운 말씀"이라며 거듭 면박을 줬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3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3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페미니즘 이슈로 격돌… 이재명도 진땀

여성 표심에 구애 중인 이 후보는 윤 후보와 차별화하려 애썼다. 박원순·안희정·오거돈 민주당 소속 옛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이 후보도 허를 찔렸다. 심 후보가 "첫 TV토론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의 2차 가해자가 민주당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으니, 사실관계를 파악해 조치하라고 했는데 이행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어서 찾지 못했다"고 말을 흐렸다. "당시 이 후보가 공중파 방송에서 확인해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심 후보의 질타에 "찾아보겠다. 가능하면 저한테 문자 하나 주시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거론하며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37번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이라고 변호한 분이 이 나라 지도자가 되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겠느냐"고 역공했다. 이 후보는 "부족했고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페미니즘과 상관없는 일이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이 충돌한 것이니 분리해 말해달라"며 초점이 어긋난 답변을 내놨다.


김지현 기자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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