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키이우 벙커에서 인터뷰
"러시아, 협상 전 공격 멈춰야"
"우크라 상공 비행금지구역 지정" 요구
미·나토엔 지상군 지원 요청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협상에 임하기 전 러시아는 폭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항할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군사적 열세를 언급하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을 실효적인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모처의 벙커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CNN방송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최소한 폭격을 중단한 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민간인 희생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어린이들도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러시아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나토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러시아 공군의 폭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은 그런 조치를 도입할 때가 아니라고 전달해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국의 군사력 차이를 언급하며 미국과 나토의 지상군 투입도 요청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의 군사력을 감당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누군가 우리를 돕고 싶다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질 경우 결국 나토 회원국도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하면 지금의 러시아군은 폴란드, 리투아니아의 국경으로 향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서방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CNN은 “지금까지 나토는 파병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아왔다”며 서방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신이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사실보다는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한 사실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는 “상징적인 것은 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라며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심장이며, 세계는 이를 잃을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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