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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대만?"...美中, 대만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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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대만?"...美中, 대만 놓고 격돌

입력
2022.03.01 15:45
수정
2022.03.01 16: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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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속 대만에 쏠린 시선]
美, '힘의 공백' 없어...정부 대표단 대만 파견
中, "대만에서 손떼야 미중관계 정상화" 반격
친중 매체 "대만도 우크라이나 꼴이 날 수도"

대만 타이베이의 모스크바-타이베이 조정위원회 대표부 앞에서 대만 거주 우크라이나인들과 그의 지지자들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해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대만 타이베이의 모스크바-타이베이 조정위원회 대표부 앞에서 대만 거주 우크라이나인들과 그의 지지자들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해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사이, 다른 쪽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대만을 관리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자극할까 우려하며 정부 대표단을 대만에 보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한 미중관계 정상화는 없다"고 맞불을 놨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1일 마이크 뮬런 전 합참의장, 메건 오설리번 전 국가안보부보좌관,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대만에 보냈다. 이들은 이틀간 머물며 차이잉원 총통과 추궈정 국방부장(장관)을 만나 대만 정세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 시절 중국 공산당을 저격하는 선봉에 섰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2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 정부 고위급을 지낸 인사들이 무더기로 대만을 찾는 건 이례적이다. 중국에 맞서 '힘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당장은 침략자 러시아를 상대해야 하지만, 동시에 대만에서 눈을 떼지 않겠다는 대중 경고 메시지나 다름없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2개의 전장(theater)' 개념을 띄웠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전날 세미나에서 "미국은 2차 대전과 냉전 기간 2곳의 전장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도·태평양과 유럽이라는 2곳의 전장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과 대만에서 동시에 무력충돌이 발생해도 제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황에 따라 미국이 러시아·중국을 동시에 상대하는 셈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배제된 미중관계 정상화는 없다"고 응수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연설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관계의 초석"이라며 "미국은 이를 무효화하는 시도, 대만분리 독립 행위를 지지하는 시도,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언행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그래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미중관계의 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로 인해 미중관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안팎에선 "대만이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며 대만 정부를 겨냥한 위협도 공공연하다. 친중 성향 대만 매체 중국시보는 1일 "대만이 독립의 길을 간다면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대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권국가 우크라이나가 위험에 처했듯, 외부세력의 간섭이 도를 넘을 경우 중국이 내정이라 주장하는 대만을 향해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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