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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안에 생물 절반 멸종... 세계 인구 25% 전염병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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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안에 생물 절반 멸종... 세계 인구 25% 전염병 감염

입력
2022.02.28 20: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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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하지 않으면
지구 온도 2.7도 상승... 주요 작물 재배 불가
IPCC 실무그룹 보고서, 감당 못 할 위험 경고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걸린 지구온난화 위기를 알리는 포스터. 글래스고=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걸린 지구온난화 위기를 알리는 포스터. 글래스고=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세계 각국이 펴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80년 안에 지구 온도가 2.7도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절반 이상의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인 4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며, 16억~26억 명이 전염병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전 지구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생태계와 인류 전체가 더는 감당할 수 없고 되돌리기 어려운 위험에 처할 거란 경고다.

IPCC 55차 총회서 6차 2그룹 보고서 승인

28일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유엔(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6차 보고서 제2실무그룹 보고서'를 제55차 총회에서 승인했다. 이번 총회는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영상으로 진행됐다.

IPCC는 전 세계 과학자와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기구로, 1990년 이래 5, 6년 간격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정부 간 협상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며, 5차 보고서는 2014년 나왔다. 6차 보고서는 3개의 실무그룹 보고서와 1개의 종합보고서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8월 1그룹 보고서가 공개됐다. 1그룹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20년 안에 1.5도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용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변화를 다뤘다. 이번 2그룹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영향과 그에 따른 분석, 전망 등을 담았다는 게 특징이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전 지구적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여러 단기적인 조처는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미치는 손실 규모를 상당히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재 각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만으로는 2100년까지 2.6~2.7도가량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가 기존 목표를 강화한다면 2.3~2.4도로 상승 온도는 좀 낮아진다.

수산자원 17% 사라진다... 7억명 극한 빈곤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인간과 자연은 돌이킬 수 없는 위협에 노출된다. 최대 54%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약 6%, 동물성이 약 9% 감소함에 따라 수산자원 역시 17%가 사라진다. 1.5도만 상승해도 세계 주요 생산지에서 옥수수 생산이 동시에 타격을 입게 되는데, 2도가 오르면 사실상 주요 작물을 아예 재배할 수 없게 된다.


기후 변화가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주요 영향. 그래픽=김문중 기자

기후 변화가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주요 영향. 그래픽=김문중 기자


기후변화의 영향은 서로 다른 위험과 상호작용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더위와 가뭄으로 식량 생산에 해를 끼쳐 식량 가격이 오르고 농가 소득이 떨어지며, 열대 지역에서 많게는 7억 명이 극한의 빈곤에 노출돼 영양실조와 사망이 초래될 거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특히 빈곤국이 더 빨리, 더 많은 피해를 볼 것이 자명하다고 IPCC는 경고했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또 닥친다. 보고서는 21세기 후반 16억~26억 명이 전염병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80억 인구 가운데 4분의 1이 감염될 거란 얘기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약 4억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재앙에 가깝다.

"10년의 선택이 미래 결정할 것"

보고서는 "최소 170개국에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노력이 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정책은 한정적이고 단기 위기 해결 위주이며, 의도치 않게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 미국에서 벌어진 2,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기후 파업 시위. 미국 기후활동가 애비 달링 제공

2021년 9월 미국에서 벌어진 2,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기후 파업 시위. 미국 기후활동가 애비 달링 제공


전 세계와 지자체, 민간이 모두 참여하는 협치가 있어야만 기후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향후 10년의 선택이 미래의 기후탄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SOS' 신호를 보냈다.

한편 6차 3그룹 보고서는 올해 4월, 3개 실무그룹 보고서를 반영한 종합보고서는 9월에 각각 승인될 예정이다. 이후 6차 보고서는 올해 11월 이집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7)'와 내년 '파리협정 이행점검(1st Global Stocktake)'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논의에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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