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하르키프 인근 핵폐기물 저장소 2곳 폭격
가스관·석유저장고 등 산업시설 파괴 목적인듯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핵시설 2곳을 공격했다. 앞서 공항, 석유저장소 등까지 폭격한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산업기반시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도 키예프와 제2 도시 하르키프에 위치한 핵폐기물 저장소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했다. IAEA는 이들 핵시설에 대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주요 건물 파손이나 방사선 누출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5개 원자로를 보유한 4곳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침공 이후에도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핵시설이 많은 국가다. 러시아군은 이날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지야에도 접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체르노빌 원전은 이미 지난 24일 러시아 침공 직후 점령당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이 훼손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들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적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공항과 가스관, 석유저장고 등 우크라이나 각지의 주요 산업시설도 공격 대상이 됐다. 러시아군은 26일 하르키프의 가스관과 키예프 근처 바실키프 공군 기지 인근의 급유소를 폭파했다. 주요 도시로 흘러가는 에너지 공급을 막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다. 또 키예프 교외 호스토멜 군 공항을 공격해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 화물 수송기 AN-225를 파괴했다. 구 소련 시절 제작된 이 항공기는 날개 길이만 88m에 적재중량 250톤, 최고 640톤까지 실을 수 있다.
산업시설은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들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은 우크라이나의 경제·에너지 분야의 피해를 키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아파트와 병원, 유치원 등 민간시설 피해도 커지고 있다. 키예프 인근 아파트 건물을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외벽이 무너져 내렸고, 학교와 주택가에도 러시아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쑥대밭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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