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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시설 공공화, 수리할 권리...후보들 자원순환 공약은?

입력
2022.0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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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공약, 검증한다]
4명 후보, 폐기물 처리 '민간→ 공공' 약속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공약은 부족 지적
윤석열, 음식물 분쇄기 공약 등은 비판받아

지난해 1월 경기 고양시의 한 폐기물 선별장에 폐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월 경기 고양시의 한 폐기물 선별장에 폐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조각의 플라스틱이라도 더 재활용되게 하는 것, 자원순환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축이다.

재순환율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 처리 시설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데 후보 전원이 동의했다. 현재 생활 폐기물 대부분은 민간 업체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을 받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을 중시하는 민간업체 특성상 돈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안 되고 버려진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자체 공공선별장을 확충하고 기존 시설을 현대화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분리수거시설을 현대화하고 권역별 공공폐자원관리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아예 폐기물 수집ㆍ운반의 민간위탁을 금지하고 직공영화하겠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국에 공공 폐기물 처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포장재 재질을 재활용이 잘 되도록 단일화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공공성 강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민간 산업이 형성돼 있어서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데 공약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생산ㆍ소비 감축을 전제하지 않은 재활용 정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심 후보가 유일하게 플라스틱에 부과금을 부여하는 공약을 제시했으나 이 역시 구체성이 떨어져 아쉽다”고 했다.

‘수리할 권리’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설치’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나왔다. 수리할 권리는 이재명ㆍ심상정 후보가 언급했다. 제조업체가 부품을 오랜 기간 보유하도록 해 소비자의 수리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유럽환경국에 따르면, 유럽 내 전자제품 수명을 1년 연장하면 탄소 약 400만 톤 감축 효과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3월 부품을 10년간 보유하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정의당도 지난해 11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는 환경단체 질의에 따라 이재명ㆍ윤석열ㆍ심상정 후보가 공약했다. 의류의 약 60%를 차지하는 합성섬유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이다. 2017년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합성섬유는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를 차지한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6㎏을 세탁하면 미세플라스틱 49만6,030개가 나온다고 한다. 프랑스는 2025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저감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윤 후보의 ‘음식물 분쇄기(디스포저)’ 설치 공약은 환경단체로부터 비판받았다. 디스포저는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해 배수구로 흘려 보내도록 하는 장치다. 음식물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모아 처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지만, 흘러간 음식물이 너무 많으면 하수관 막힘ㆍ부식ㆍ가스발생ㆍ상수원 오염 등의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환경부도 오염 부하, 하수 슬러지 발생이 급증해 수조 원대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며 “소비자 편의성만 생각한 반환경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 종이 테이프를 비치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 역시 비판을 받았다. 환경부는 2020년 대형마트 등과 협약을 해 포장용 테이프ㆍ끈 제공을 중단해 플라스틱 테이프를 연 658톤 절감했는데, 종이테이프에 한해 사용을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이테이프 역시 접착제ㆍ플라스틱 코팅 탓에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이 있고, 비닐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도 큰 차이가 없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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