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정권교체 높은 여론에 호소 "이재명도 변화"
TV토론 평가 온도차..."尹 벽에 이야기하는 줄"
安 향해선 "존경...정치교체 일치" 거리 좁히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정권교체냐, 정권유지냐. 세상에 이런 질문이 어디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선에 나오면 그 말이 맞겠지만, 저는 이재명이지 않습니까. 승계할 건 승계하지만 다른 것이 많고 추가할 것도 많고 다르죠. 대통령이 바뀌는 것도 큰 변화거든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재명의 승리 역시 정권교체에 버금가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우위를 달리면서 여당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대선 구도를 깨기 위한 절박한 호소다.
이재명으로의 변화는 나쁜 정권교체를 넘어서는 정치교체라는 강조점이다. 이 후보는 최근 중도 부동층 공략을 위해 집권하면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통합정부론 등 정치교체 이슈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2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냐, 유지냐는 식으로 물으면 변화를 바라게 돼 있다"며 "나쁜 정권교체를 원하냐 진짜 정치교체를 원하냐 물어보면 정치교체 답변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재선에 나오면 그 말(정권교체 여부 질문)이 맞겠지만, 저는 이재명이지 않느냐"며 "승계할 것은 승계하지만 다른 것이 많고 추가할 것도 많다"며 정권교체를 넘어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S라디오가 준비한 '대선후보에게 묻는다' 기획 첫 타자로 나온 이 후보는 전날 밤 진행된 중앙선관위 주관 첫 법정토론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벽에 대고 이야기한 느낌"이라며 정책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안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새정치를 거론하며 "정치교체에 대해서 (저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안 후보를 "한때 대표로 모셨던 분으로 존경한다"고 깍듯하게 예우했다.
"윤석열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듯, 경제정책 펼칠 수 있을까 진짜 걱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먼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TV토론에 대해선 "솔직히 벽에 대고 이야기한 느낌이었다"고 윤 후보의 토론 태도와 내용을 싸잡아 혹평했다. 이 후보는 "대답하지 않는다든지, 나중에 한다고 미룬다든지, 엉뚱하게 제게 얘기해놓고 다른 사람에게 묻는다든지 하는 것이 납득이 안 됐다"며 "시간을 안 지키고 룰을 안 지켜서 저로서는 당황했다. 너무 무질서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의 인프라 구축을 통한 전환적 성장 전략을 두고 윤 후보가 국가 재정건전성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윤 후보는 국가인프라·교육과학기술 투자와 기업 활동을 구분하지 못했다.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토대를 구축해주는 것을 시장 활성화가 아닌 시장 개입이라고 보고 있더라"며 "저렇게 해서 무슨 경제정책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걱정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선 정치교체 등 공통분모를 찾는 데 애를 썼다.
이 후보는 최근 띄우고 있는 통합정부를 강조하며 "안 후보는 한때 제가 대표로 모셨던 분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존경하는 분이고, 그분이 가진 새 정치라는 꿈이 있지 않느냐"며 "정치 개편, 정권 교체를 넘어선 정치교체, 시대교체는 평소 제가 드리던 말씀과 일치하는 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전신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 후보는 당대표를, 이 후보는 새정연 소속 성남시장이었다.
통합정부 포석? 안철수 향해 "존경하는 분... 정치교체 꿈 일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나눈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선거 국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일화 제안을 했다고 해석되는 건 조금 부담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토론에서 부동산 정책, 지역 화폐 등을 고리로 이 후보를 향해 한껏 날을 세운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당에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국민의힘에는 지나치게 관대하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심 후보와 토지이익배당(국토보유세), 탄소배당(탄소세) 명칭을 두고 논쟁한 것과 관련해 "심 후보가 증세가 정의라는 좌파적 관념을 많이 가져서 그렇다"며 "국토보유배당의 경우, 토지 양극화를 막기 위한 새 제도로 봐야지, 세금을 걷는다는 국민의힘의 공격에 동조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지원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심 후보의 비판에 대해서도 "매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선되면 긴급재정명령 동원해서라도 경제 부스터샷 50조원 마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의 미래, 균형발전의 중심 전북!’ 집중 유세에서 발차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는 "예방접종 3번씩 하고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오후) 10시 넘어서 다니면 안 된다는 건 행정 관료의 편의적 발상에 가깝다"며 "코로나 상태가 많이 바뀌었으니 중환자 관리 시스템으로 바꾸고, 마스크는 철저히 착용하면서도 경제 활동의 자유는 될 수 있으면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거리두기 완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부스터샷을 위해서는 최소 50조 원이 더 필요하다. 50조 원 정도를 마련해 추경을 긴급으로 하든지 안 되면 당선된 후 긴급재정명령을 해서라도 해야 한다"며 "이걸 총 지휘할 특별위원회를 인수위에 만들고,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총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부인 김혜경씨를 둘러싼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썼다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제 아내가 사적인 일에 공직자의 도움을 받으며 한 것이니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마치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하는 것은 과하지만, 논란을 야기한 것조차도 제 불찰이고 관리 부실이기 때문에 다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의혹조차 생기지 않게 더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보름 앞둔 판세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워낙 들쭉날쭉해 좀 납득이 안 가지만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을 믿기 때문에 미래를 향해 역량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며 윤 후보를 겨냥해 "군사적 긴장이나 국제관계 악화는 경제를 치명적으로 망친다. 이런 점을 국민들께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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