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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대장동 녹취록'으로 불 뿜었다... '후보 사퇴'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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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대장동 녹취록'으로 불 뿜었다... '후보 사퇴' 요구까지

입력
2022.02.21 23:33
수정
2022.02.21 23:5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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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TV토론서 신경전 폭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이거 들어보셨지요? 김만배 녹취록에서요."

"끝부분에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하던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만배씨 녹취록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누구인지, 김씨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했는지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면서다. 이날 MBC에서 열린 TV토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첫 법정 토론으로 경제 분야에 한정됐지만, 두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 외에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주가 조작 논란 등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렸다.

작심한 이재명, 패널까지 꺼내들고 녹취록 공세

이 후보는 이날 "그 말씀을 하시니 준비한 것을 안 보이려다 꼭 보여 드려야겠다"며 김씨와 회계사 정영학씨의 녹취록 발언이 담긴 패널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얘기를 하셨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의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안 하신다"며 "이를 제대로 조사하고 본인이 엄정하게 책임지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쏘아붙이자, 기다렸다는 듯 내놓은 반응이었다. 패널에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등 김씨의 발언이 적혀 있었다.

윤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들"이라며 "제가 듣기론 녹취록 끝부분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포함해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도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허위사실이면 후보에서 사퇴하겠느냐. 그것이 있었으면 (국민의힘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따졌다. 윤 후보가 "그만하자"며 답을 피하자, 이 후보는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죽고, 무죄 많이 나고 그랬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또 "(김씨 녹취록 발언은) 자기 편끼리 하는 얘기"라며 "그 사람들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 살아나갈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다시 "녹취록을 다 알고 있으면서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한 것 책임질 수 있느냐"라고 거듭 물었고, 윤 후보는 "저도 들었다. 녹취록을 털어보시지요"라며 응수했다.

이 후보는 또 국민의힘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한 인물, 이른바 '그분'을 자신이라고 지목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보도를 소개하면서 "윤 후보가 아무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그분이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페북에 써 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윤 후보는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딱 잘라 말했다.

김건희 주가조작 둘러싼 충돌도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도 맞붙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 즉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점에는 '부인의 주식 거래가 없었다'고 말했는데, 그 후 몇 차례 물어보니 계속 딴말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식거래에서 돈을 번 게 있나, 손해만 봤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좀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히 순수익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해 돈 번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고, 윤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가 서로 "말바꾸기를 했다", "없는 말을 한다"며 입씨름하는 장면도 수차례 연출됐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한반도 불안정을 불러와 경제를 망친다는 데 의견을 달라"고 질문했음에도 윤 후보가 즉답을 피하자, "딴 얘기 하지 말고 답을 하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원래 내빼는 데는 이 후보가 선수 아닌가"라고 비꼬았고, 이 후보는 "그런 식으로 거짓말하지 말라"고 맞받으면서 신경전이 가열됐다.

심상정은 이재명, 안철수는 윤석열 때리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의식했는지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윤 후보에게 특히 경제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진 뒤 "질문 핀트를 못 잡으신 것 같다", "깊이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며 핀잔을 줬다. 윤 후보의 답변을 끊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주로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한 것이 부동산 정책인데, 그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내놓은 게 폭탄 공급과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라며 "이것은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 정부를 비판하면서 내놨던 대안이다. 그러면 국민의힘 정책이 옳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인가"라고 캐물었다. 이 후보가 "왜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고 하나"라고 황당하다는 듯 반응하자, 심 후보는 "이 후보의 정책이 (국민의힘과) 똑같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얘기 듣지 않고 후보님 할 말만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거친 공세 속에 상대를 치켜세우는 장면도 있었다. 이 후보는 안 후보를 "우리 안 후보님"이라 부르며 "모든 역량 있는 자원들이 힘을 합쳐서 통합정부를 만들어서 내부경쟁을 하고 국민에게 심판 받는 그런 나라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 후보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함께 통합정부를 수립하자는 구애로 해석됐다.

이서희 기자
강진구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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