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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철군’ 발표에도 못 믿는 서방… “더 많은 병력 우크라로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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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철군’ 발표에도 못 믿는 서방… “더 많은 병력 우크라로 진격”

입력
2022.02.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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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러시아 위협은 뉴 노멀… 동유럽 방위력 높일 것"

시아 국방부는 16일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러시아군 부대들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뒤 철수하는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러시아 국방부 제공

시아 국방부는 16일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러시아군 부대들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뒤 철수하는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병력 일부를 철수시켰다고 밝혔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오히려 군사력 증강이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하며 연일 러시아를 몰아세우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는 러시아를 상시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동유럽 방위력 강화 계획도 내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구했다. 독일 총리실이 발표한 성명에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침공 위험이 여전히 높아 극도의 경계가 필요하다”면서 “실제 침공을 감행하면 아주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훈련을 마친 군부대가 원주둔지 복귀를 시작했다며 영상까지 공개했으나 “의미 있는 철군 행위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러시아군 철수를 보지 못했다”며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대규모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핵심 부대는 국경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경을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한층 강경했다. 옌스 스톨텔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이 철수하지 않았다는 건 위성사진으로 확인된다”며 “더 많은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위협을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간주해 “유럽 내 나토 병력 배치와 관련해 장기적 변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선 유럽 남동부와 중부, 동부에 신규 전투단을 배치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아울러 남동부에 장기 병력을 주둔시키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유럽의회 연설에서 “나토는 아직 러시아 병력 축소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에 가시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훈련을 마친 일부 병력을 본진으로 돌려보냈다고 했지만, 훈련지에 혈액은행과 야전병원을 마련하고, 전략 무기를 옮겨놓지는 않는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르라이나 대통령은 “단지 성명에 불과할 뿐”이라며 러시아의 철군 발표를 일축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최신 정보보고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군대를 뺐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러시아군이 연합훈련을 위해 벨라루스에 배치한 군대를 포함해 모든 군대와 군사장비, 무기들을 철수할 경우에만 러시아가 현 위기를 완화하는 데 진심인 것으로 믿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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