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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생일인데 '평양'은 고요, '삼지연'은 들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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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생일인데 '평양'은 고요, '삼지연'은 들썩... 왜?

입력
2022.02.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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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 계승 정당성, 건설 치적 과시
軍 인사들 불참 ...4월 열병식 준비 관측

1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을 맞아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1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을 맞아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예상대로 성대한 열병식은 없었다. 16일 80주년을 맞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평양은 고요했다. 대신 양강도 삼지연이 들썩였다. ‘백두혈통’의 뿌리를 상징하는 이곳이 기념행사 개최지로 처음 낙점된 것이다. 삼지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공들인 건설사업 ‘본보기’ 무대이기도 하다. 북한 당국은 3대 세습 정당성과 치적 과시 등 내부 결속을 다지며 김정일 생일을 조용히 보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5일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총집결한 가운데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전했다. 삼지연에서 대형 중앙 행사가 개최된 건 처음이다.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인근 광장에서 중앙보고대회를 하는 것이 그간의 관례였다. 올해는 참배 관련 보도도 없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삼지연을 행사 장소로 점찍은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이 도시는 북한이 김정일 출생지로 선전하는 백두산밀영 근처이자,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대변하는 ‘성지’다.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드러낼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실제 이날 보고자로 나선 리일환 노동당 비서는 “백두혈통을 받들어야만 살고 백두의 붉은 기 아래서만 강해지고 부흥한다”고 강조했다.

삼지연은 김 위원장의 치적 홍보에도 적격이다. 그는 스위스와 유사한 자연환경을 갖춘 삼지연을 2018년부터 ‘산간 문화도시의 이상적 본보기’로 규정하고 재개발을 지시했다. 공사 현장도 여러 차례 찾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지난해 10월 3단계 개발 공사가 완료되자 삼지연을 대표적 건설사업 치적으로 자주 거론했고, 8일 건설부문 일꾼(간부) 대강습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삼지연은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탄생 80돌에 드리는 충성의 선물”이라고 한껏 추어올렸다.

북한은 또 광명성절을 ‘북중 친선’을 부각하는 데 활용하는 등 군사적 메시지는 가급적 자제했다. 외무성은 이날 김정일이 생전 9차례 중국을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며 “조중(북중)친선이 세대와 세기를 이어 공고히 발전되도록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혈맹’ 중국을 띄우며 군사력 과시를 위한 열병식은 생략한 것이다. 하지만 군부 서열 1위 박정천 정치국 상무위원 등 고위 군 간부들이 대거 행사에 불참하면서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에 맞춰 열병식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거론한 점으로 미뤄 베이징올림픽 이후 미사일 발사와 4월 태양절 전후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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