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원로 유인태 전 의원, 尹 "정치 초짜" 비판
검찰 권한 강화 공약에는 "거꾸로 가고 있다"
야권 단일화? "오래가지 못할 것" 결렬에 무게
김혜경씨 관련 제보자에 "찔끔찔끔 언론에 흘려"
2019년 7월 25일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 워낙 (윤 전 총장에게) 꽂혀 있어서..."
유인태 전 의원
이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돌아서 문재인 정부 심판을 부르짖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하지만 윤 전 총장을 발탁하고 키운 장본인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여권 입장에선 제 발등을 찍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여권 원로 유인태 전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문 대통령이 윤 후보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윤석열 총장 시킬 때 인사위원회 멤버였던 청와대 참모에게 최근에 물어 봤어요. '그때는 (윤 전 총장이) 이럴 줄 몰랐느냐' 그랬더니, '대통령이 워낙 (윤 전 총장에게) 꽂혀 있어서 사실 제대로 논의도 못해봤다'고 그러더라고요."
윤 전 총장을 향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워낙 커 참모들이 감히 제동을 걸 엄두를 못 냈다는 설명이다.
유 전 의원은 "그렇게 신뢰해서 아홉 계단인가 건너뛰어 총장까지 시켜놨는데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라는 말을 하니, 문 대통령이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윤 후보를 맹비난했다.
尹 사법개혁 공약..."표 떨어지는 공약, 완전히 거꾸로 가"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 후보가 전날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서도 "표 떨어지는 공약 아니냐"며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검찰 권력을 강화하는 공약을 내놓은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 추진 과정이 조금 거칠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조금 낮아지긴 했어도,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일반적 시각은 특권을 누리는 치외법권 지대에 살고 있는 조직이란 인식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 캠프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는 건지, 아니면 주요 요직에 전부 검찰 출신들이 있어서 문제의식을 못 느껴서 저런 공약이 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윤 후보와 캠프를 싸잡아 비판했다.
윤 후보의 이른바 적폐수사 발언에 대해선 "정치 초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라며 "원고 써준 걸 읽지 않고 저렇게 신나서 얘기하다 보면 꼭 사고를 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에 대해선 "아마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결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윤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안철수 단일화 제안..."단일화 압박으로부터 해방 위해"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네거리에 이재명(번호순서대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유 전 의원은 안 후보가 먼저 단일화 이슈를 띄운 것에 대해서도 "(유리한 협상 조건을) 흥정하려기보다는, 단일화의 압박과 핍박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제안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새정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10년 전에 새정치를 얘기할 때부터, 안 후보의 정치 목표는 다당제라고 하지 않았느냐. 독자 완주를 하든, 정치의 새 장을 여는 역할을 하든, 안 후보는 할 일이 있다고 보고 실제 그렇게 되면 역사적으로 큰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안 후보를 추켜세웠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중도 하차 없이 독자 완주하는 것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어 보인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이른바 과잉의전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전 경기도 비서 A씨와 관련, "너무 찔끔찔끔 흘리는 게 순수해 보이지는 못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씨를 향해서는 "잘했다는 게 결코 아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차제에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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