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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공주'의 금빛 피날레… 눈물을 미소로, 최민정의 남다른 승부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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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공주'의 금빛 피날레… 눈물을 미소로, 최민정의 남다른 승부욕

입력
2022.02.16 22:32
수정
2022.02.16 22:3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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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기어코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24·성남시청)의 기량은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석희의 동료 비방 논란, 부상 등의 충격 여파가 있었지만 세계 최강 자리를 차지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번 금메달은 숱한 우여곡절을 딛고 수확한 결과물이라 어느 메달보다 값지다. 최민정은 2018 평창올림픽 여자 1,000m 결선 당시 심석희가 레이스 도중 일부러 자신을 넘어뜨렸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지만 심석희와 충돌하며 넘어진 탓에 4위에 그쳤다. 그리고 심석희는 실격 처리됐다.

하지만 최민정은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며 대표팀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먼저 생각했다. 어수선한 대표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대회 초반 개인 종목 500m와 혼성 계주를 신경 써서 준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원하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준비를 많이 했던 500m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자 얼음을 주먹으로 치며 분통해 하기도 했다.

11일 1,000m 결선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최민정. 뉴시스

11일 1,000m 결선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최민정. 뉴시스

최민정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준비했던 게 한 번 넘어졌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아직 종목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으로 지난 11일 1,000m와 13일 3,000m 계주에서 역주를 펼쳐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1,000m 결선 레이스를 마친 뒤엔 여러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차가운 표정의 '얼음공주'는 이틀 뒤 계주에서 동료들과 은빛 질주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활짝 웃게 됐다.

한결 마음의 안정을 찾은 최민정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1,500m에서 결국 2연패에 성공했다. 4년 전 악몽과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받았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털어내는 금메달이었다. 또한 1,0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내줬던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게 설욕도 했다.

지금의 최민정을 만든 건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승부욕이다. 여섯 살에 언니와 함께 참가한 겨울방학 특강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최민정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 대회 당일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다른 차를 얻어 타고 나가서 1등을 했다.

국가대표란 구체적인 목표 의식이 생긴 중학교 시절엔 경기 성남 분당 집에서 나와 훈련장 인근인 서울 방이동 오피스텔에 거처를 마련했다. 오전 5시30분에 시작되는 새벽 훈련에 늦지 않고 최대한 오래 훈련하기 위해서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최민정은 2014~1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 달았다.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에도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은 평창올림픽 최고 기대주로 꼽혔다. ‘초대 쇼트트랙 여제’인 전이경이 “아무와도 비교할 수 없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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