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키 여제' 시프린, 슈퍼대회전 완주
베이징서 2연속 실격 악재 극복하며 활강
"내 직감을 믿어도 된다는 걸 증명한 셈"
2연속 실격으로 주저앉았던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26·미국)이 알파인 스키 슈퍼대회전 종목에서는 완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메달권엔 들지 못했다.
시프린은 11일 중국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경기를 실격 없이 치러냈다. 이날 시프린은 11번째 순서로 출발해 길이 1,984m의 슬로프를 내려왔다. 1분14초3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시프린은 전체 출전선수 44명 중 9위에 올랐다.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순위보다 값진 건 시프린이 부담을 떨쳐내고 완주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7일 대회전에서 10초, 9일 회전에서 5초 만에 넘어져 실격당한 시프린은 설원에 주저앉아 좌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좌절의 기억은 뒤로 한 채 완주한 시프린은 경기를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손 인사를 하며 웃음을 보였다. 뒤돌아서 자신이 내려온 길을 잠시 바라보기도 했다.
시프린은 올림픽 슈퍼대회전 첫 출전을 앞두고 트위터에 "지난 48시간 동안 많은 응원을 받았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오늘은 재밌는 슈퍼대회전 경기가 있는 날"이라며 "내가 너무 사랑하는 스포츠에서 새로운 경기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끝난 후 NBC와의 인터뷰에선 지난 실격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이날 경기를 무사히 마친 안도감을 드러냈다. 시프린은 "(실격에) 많은 분들이 크게 실망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게도 완주를 잘 해내는 게 가장 큰 목표였음에도 이루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여전히 내 직감을 조금은 믿어도 된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한 셈"이라며 "전보다 훨씬 낙관적인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5개 전 종목에 출전한 시프린은 15일 활강, 17일 복합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시프린의 주 종목인 대회전, 회전에서 실격으로 메달이 물 건너갔고 오늘 경기에서 9위에 그쳐 앞으로 남은 두 경기에선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다.
이날 경기에서는 스위스의 라라 구트 베라미가 1위(1분33초51)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평창 올림픽에서 시프린의 스키를 빌려 타 슈퍼대회전 금메달을 땄던 에스터 레데츠카(체코)는 5위(1분13초9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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