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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치킨 가맹점 쥐어짜 폭리? 33% 고수익 어떻게 가능한가

입력
2022.02.15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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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공화국의 속살]
bhc 본사 영업이익률 32.5% '비현실적'
프랜차이즈 업계선 믿기 힘든 수치 '깜짝'
필수 재료들 싸게 사서 가맹점엔 비싸게
최초 공개 각사 '차액 가맹금' 뜯어 보니
점주들 "매출 늘어도 수익성 악화" 토로
"혁신기업도 아닌데… 엄청 폭리" 지적에
bhc "물류 효율화… 가맹점과 동반 성장"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이 가장 많은 '치킨 공화국'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경기 직후 치킨을 먹고 싶다고 서슴 없이 말할 정도로 ‘국민 간식’ 치킨을 향한 한국인의 사랑은 유별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5.76㎏에 달한다.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가 800~900g이기 때문에 치킨으로만 닭을 소비한다면, 연간 15마리 이상을 먹는 셈이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치킨업체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대표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면, 치킨업체는 피자와 햄버거, 제과와 커피 업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월등히 높다. 업종별 사업 구조와 영업 방식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bhc의 영업이익률(32.5%)은 스타벅스(8.5%)보다 4배 가까이 높고, 파리바게뜨보다는 16배 이상 높다.

프랜차이즈 업종별 대표 기업 영업이익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프랜차이즈 업종별 대표 기업 영업이익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렇다면 치킨을 팔아 돈을 많이 버는 쪽은 누구일까. 치킨을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가맹점주일까. 닭을 키워 공급하는 육계농가일까. 그리고 그렇게 장사가 잘된다는데 치킨 가격은 왜 계속 올라갈까. 프랜차이즈는 정당하게 돈을 벌고 있는 걸까. 한국일보가 치킨 공화국의 속살과 불편한 이면을 들여다봤다.

치킨 팔아 영업이익률 32.5% "비현실적 수치"

bhc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치킨 포장 박스 모습. bhc 본사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면서, 가맹점에 판매하는 치킨 박스 가격도 크기별로 5.4~7.1%가량 올렸다. 배우한 기자

bhc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치킨 포장 박스 모습. bhc 본사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면서, 가맹점에 판매하는 치킨 박스 가격도 크기별로 5.4~7.1%가량 올렸다. 배우한 기자

32.5%.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지난해 발표한 영업이익률이다. 100원짜리 상품을 팔 때마다 30원 이상을 벌었다는 의미다. 주요 경쟁업체 3사(교촌·BBQ·굽네)의 평균 영업이익률(11.4%)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프랜차이즈의 사업 구조가 기본적으로 마진이 적은 '도소매유통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어지간한 호황이 아니라면 10%대 이익률을 기록하기도 쉽지 않다. bhc의 30%대 이익률이 비현실적 수치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치킨 회사가 삼성이나 애플처럼 혁신적 제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bhc의 실적은 대단한 것을 넘어 미스터리한 수준"이라며 의아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bhc 본사가 치킨을 팔아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일까. 양념소스를 덜 넣고도 같은 맛을 내는 최첨단 기술이라도 개발한 걸까. bhc 본사가 홍보하는 물류 구조 효율화와 관리 개선만으로 이 정도 마진을 남길 수 있을까.

한국일보는 ‘차액 가맹금’ 분석을 통해 bhc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비법을 들여다봤다. 차액 가맹금은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거래에서 생기는 '물류 마진'이다. 가맹점은 본사에서 신선육과 기름, 닭고기 파우더 등 치킨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재료를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데, 이를 '구입 강제 품목'이라고 한다.

차액가맹금 구조. 그래픽=김대훈 기자

차액가맹금 구조. 그래픽=김대훈 기자

예를 들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A사가 닭고기 회사로부터 닭 한 마리를 4,000원에 사온다고 치자. 시중 가격은 6,000원이지만 A사는 수천 개 가맹점에 매일 닭을 공급하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구매 파워’가 생긴다. A사는 닭 구매가를 최대한 낮춰 4,000원에 사들인 뒤, 이를 전국 가맹점에 5,000원에 판다. 본사가 사들인 닭 가격과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 차이인 1,000원이 바로 ‘차액 가맹금’이다. 가맹사업법에선 이를 ‘가맹본부(본사)에서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팔 때 적정한 도매가(가맹본부의 구매가격)를 초과해 생기는 대가’로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bhc 본사가 차액 가맹금을 많이 남긴 점이 높은 영업이익률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특유의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닭과 기름 등 원부자재를 싸게 구입한 뒤, 가맹점에는 본사 마진을 많이 붙여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도소매업의 적정한 상품 마진은 20%(8,000원에 구매해 1만 원에 파는 정도)라고 본다”며 “가맹본부가 특별한 가공을 하는 것도 아닌데, bhc는 감사보고서상 적정 마진의 2배 이상을 남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엄청난 폭리”라고 말했다.

bhc의 대표 메뉴 뿌링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bhc의 대표 메뉴 뿌링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가맹점 필수품목에 마진 가장 많이 붙여

14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bhc 본사는 4대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차액 가맹금이 가장 높은 회사로 확인됐다. 가맹점이 본사에 지급하는 차액 가맹금 자체도 가장 많았고, 차액 가맹금이 가맹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가장 높았다. 이는 bhc가 본사를 통해 살 수밖에 없는 제품에 마진을 많이 남겼다는 의미다.

bhc와 경쟁3사 차액가맹금. 그래픽=강준구 기자

bhc와 경쟁3사 차액가맹금. 그래픽=강준구 기자

2020년 bhc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대비 평균 차액 가맹금 지급 비율은 18%였다. 가맹점 한 곳에서 1년 평균 매출의 18%에 해당하는 금액(9,849만 원)을 본사가 마진으로 챙겨간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체적 차액 가맹금 규모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에도 bhc 본사는 가맹점 연간 매출액의 18%(8,289만원)를 차액 가맹금으로 가져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정보공개서상 가맹점 수(1,500여 개)를 고려하면, bhc 본사는 물류 마진으로만 한 해에 1,300억~1,60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과의 거래에서 물류 마진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일반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문제는 bhc 본사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는 점이다. bhc를 제외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3사(교촌·BBQ·굽네)의 차액 가맹금 지급 비율은 △2020년 9.01%(4,647만 원) △2019년 7.66%(3,194만 원)로 파악됐다. bhc 본사가 주요 경쟁사보다 2배 가까운 물류 마진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bhc는 이에 대해 “본사의 차액 가맹금은 가맹본부의 연구·개발비용, 조직관리 및 운영·물류비용, 세금이 포함된 추정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과 직결되는 유통마진율도 1위

bhc와 경쟁3사 영업이익·매출이익률 비교. 그래픽=송정근 기자

bhc와 경쟁3사 영업이익·매출이익률 비교. 그래픽=송정근 기자

bhc 본사가 가맹점과의 거래에서 마진을 많이 남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표는 또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매출총이익’을 유통 과정에서 생긴 본사의 전체 마진으로 해석한다. 최근 5년간 bhc 본사의 매출총이익률은 41.2%에 달해, 20~30%대를 기록한 경쟁업체보다 훨씬 높았다.

회계 전문가들은 차액 가맹금과 매출총이익률이 bhc 본사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총희 회계사는 “차액 가맹금 비율이 높다는 것은 본사에서 필수 재료들을 싸게 사서 마진을 많이 붙여 팔았다는 뜻이고, 매출총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본사가 그만큼 가맹점으로부터 많은 이익을 가져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bhc의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높았고 증가세 역시 가팔랐다. 경쟁 3사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7~11% 정도였는데, bhc는 25~32%에 달했다. 투자자와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bhc는 공급업체에서 원부자재를 싸게 사와서 가맹점에는 비싸게 팔아 수익을 많이 남긴 우량 회사였던 셈이다.

bhc "가맹점도 매출 늘어" vs 가맹점 "재료 가격 7번 올렸으면서"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bhc 매장 모습. 뉴시스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bhc 매장 모습. 뉴시스

그렇다면 bhc 본사는 엄청난 수익을 가맹점주들과 나누고 있을까. bhc는 한국일보에 “가맹본부가 가맹점 사업자의 이익을 빼앗아 갔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적절하지 않으며, 동반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bhc가 공정위에 제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전국 가맹사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2018년 3억2,847만 원 △2019년 4억2,475만 원 △2020년 5억2,135만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bhc 가맹점주들은 '돈을 많이 벌었느냐'라는 질문에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은 계속 악화돼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7년 차 가맹점주는 “예전에는 치킨 한 마리 팔면 5,000원 정도가 남았는데, 요즘은 원부자재 비용과 배달비 부담이 커서 1,000원도 안 남을 때가 많다”며 “그런데도 본사에선 가맹점에 판매하는 재료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bhc 본사는 지난해 가맹점에 판매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7번이나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3년째 영업 중인 가맹점주도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본사에서 하루 12시간 근무를 강제하고 한 달 휴무를 2번으로 통제하는 등 점주들을 못 쉬게 했기 때문”이라며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손에 쥐게 되는 돈은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맹점주 아닌 경영진만을 위한 경영 혁신”

박현종 bhc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bhc제공

박현종 bhc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bhc제공

공시된 감사보고서와 공정위에 제출된 정보공개서 등을 함께 본 전문가들은 bhc 본사가 “가맹점주가 아닌 경영진만을 위한 경영 혁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경율 대표는 “bhc 설명대로 자체 제조 공정을 활용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이렇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대준 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 회계사는 bhc의 고수익 전략 이면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봤다. 강 회계사는 “영업이익률 32%는 업계 평균을 한참 웃도는 수치”라며 “사모펀드가 bhc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내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뒤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hc는 현재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글로벌레스토랑그룹의 지배를 받고 있다. 박현종 bhc 회장은 지분 일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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