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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붕괴 원인 '동바리' 철거 놓고… 시공사·하청업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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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붕괴 원인 '동바리' 철거 놓고… 시공사·하청업체 공방

입력
2022.02.03 14:40
수정
2022.02.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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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시장 "시공사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사고가 난 201동 남서쪽 29층 인근 콘크리트·철근 잔해 더미가 23·24층 붕괴 외벽에 아슬아슬 걸쳐져 있다. 이후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뉴시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사고가 난 201동 남서쪽 29층 인근 콘크리트·철근 잔해 더미가 23·24층 붕괴 외벽에 아슬아슬 걸쳐져 있다. 이후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뉴시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원인인 '동바리 철거'를 놓고 책임자 규명을 위해 수사 중인 경찰이 현대산업개발과 감리, 하청업체 각각의 과실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날 공사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감리자들의 과실을 확인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공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재차 촉구했다.

광주경찰청 붕괴 사고 수사본부는 3일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감리자들의 과실이 일부 확인했다"며 "붕괴 사고 과실 규명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하청업체 등 진술이 각각 달라 신빙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6명, 감리 3명, 하청업체 관계자 2명 총 1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붕괴에 영향을 끼친 주요 과실로는 동바리(지지대) 미설치, 역보(수벽) 무단 설치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감리 과정에서 대부분의 공정 진행 상황을 '문제없다'고 기재하는 등 부실 감리 정황도 일부 드러났다. 감리자들은 최근 경찰조사에서 "39층 바닥을 타설할 때 아래층에 동바리가 설치됐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감리자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동바리 철거를 놓고 공방도 이어졌다. 39층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며 표준시방서 기준을 어기고 아래 3개 층의 동바리를 철거한 것에 대해 하청업체 측은 "동바리 철거는 현대산업개발 지시에 의해 것"이라고 진술했다. 반면 현대산업개발 측은 "동바리 철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다.

역보 무단설치에 대해서도 하청업체 측은 "현대산업개발과 협의하고 진행해 공법을 변경한 것"이라고 했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은 "하청업체의 공법 변경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구조 검토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는 입장이다.

붕괴 당시 201동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동발이가 설치돼 있어야 하는 38층은 1월 8일, 37·36층은 지난해 12월 29일 각각 무단 해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공법 변경과 역보 설치가 구조 검토를 거쳐야 하는 설계 변경에 해당하는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 문의한 상태다. 또 양측 진술이 다른 부분에 대해선 다른 추가 입증 자료를 확보해 신빙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경찰은 "작업일지 등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일지 자체가 추상적으로 기재된 탓에 현재 과실 책임 소재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콘크리트 양생 문제에 대해선 현장의 콘크리트 공시체 등을 확보해 관계 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철근 콘크리트 공정이 두 달여간 지연됐던 것으로 확인돼, 공기 단축 압박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소환 조사를 받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은 "소장으로 발령 받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른다"는 취지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 본사 측이 붕괴 현장의 모든 사안을 보고 받고 지시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향후 본사 차원의 책임 규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하청업체의 불법 재하도급 문제, 광주 서구청의 인허가, 민원 처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영일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은 "시공사 등 각각 진술이 모두 상반되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수사기법과 증거를 토대로 진술 신빙성을 입증하고 책임을 가려낼 예정"이라며 "면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24일째에 접어든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은 취재진에 "붕괴 아파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강력한 처벌'로는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말소와 영업정지에 방점을 뒀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는 '부실 시공으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같은 법 시행령 제80조는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해 공중의 위험을 발생한 경우'에는 영업정지 기간을 1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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