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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끝난 푸틴-존슨 '우크라 사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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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끝난 푸틴-존슨 '우크라 사태' 통화

입력
2022.02.03 14:16
수정
2022.02.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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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우크라 자주권 존중 방안 찾아야"
푸틴 "나토, 안보 불가분성 원칙 훼손"

2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친러시아 민병대가 지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접 지역의 참호를 순찰하고 있다. 도네츠크=EPA 연합뉴스

2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친러시아 민병대가 지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접 지역의 참호를 순찰하고 있다. 도네츠크=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은 비극적인 오판이 될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나토는 우리의 우려에 대응할 의지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2일(현지시간) 열린 존슨 영국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회담을 열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양 정상은 ‘평화적 해결책 모색’이라는 대의에는 동의했으나 이는 의례적인 외교적 수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총리실과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각각 성명을 발표해 존슨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영국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적대적인 행위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자주권과 자위권을 존중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역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 합의된 ‘안보 불가분성’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문제와 관련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은 1999년 OSCE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유럽안보헌장의 핵심 내용으로, 다른 국가의 안보를 희생해서 자국의 안보를 추구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이 원칙에 위배되는 ‘동맹의 열린 문(open door)’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는 당초 지난달 31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존슨 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관련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일정이 이날로 미뤄졌다.

다만 정상 간의 대화치고는 건질 것 하나 없는 ‘맹탕’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에서 “양 정상은 도발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며 “(양국은) 이란,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등 문제에서도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최근 양국 관계는 협력은커녕 갈등만 고조되는 양상이다. 실제 양 정상 간 전화통화 수 시간 전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 ‘관심 지역’에 러시아 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영국 공군 전투기가 긴급 요격에 나서는 등 군사적 마찰도 빚어졌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에 “솔직히 말해 우린 영국 외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최근 몇 년간 영국 외교는 전혀 가치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한 것도 러시아가 영국을 주된 대화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편 유럽 정상들의 외교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뜻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를 위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내비쳤고, 숄츠 총리도 독일 공영 ZDF 인터뷰에서 날짜를 명시하지 않은 채 “조만간 대화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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