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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미국이 전쟁 위기 고조시켜…러시아 제재 옳지 않아” 날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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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미국이 전쟁 위기 고조시켜…러시아 제재 옳지 않아” 날 세워

입력
2022.01.29 16:09
수정
2022.01.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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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 "미국이라는 것만으로 감사하지 않다"
美 국방부 측 "작은 경고로 공격 개시 가능성"
미국-우크라 균열 조짐...러시아에 유리한 국면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미국이 연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 위기감 조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와 현지 파병 병력 등을 검토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방 지도자들은 내일 당장 전쟁이 날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것은 감사한다”면서도 “미국이라는 것만으로 미국에 감사하는 다른 정치인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일부 직원들을 철수시킨 데 대해 “외교관들은 선장과 같으며, 그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떠나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타이타닉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러시아에 선제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접경 지대에 13만여 명의 러시아군이 집결된 상황에 대해서도 “작년 봄에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배치됐을 때와 비교해 더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8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8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은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으며, 침공할 경우 양측의 피해 규모가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러시아가 침공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아주 작은 경고로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지도부에게는 광대한 범위의 선택 가능성이 있다”며 “내 관점에서 그들이 택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외교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면서도 밀리 의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며 사상자 수는 상당할 것”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병력을 사용할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믿지는 않는다”면서도 “확실히 지금 그에게는 (침공)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에 균열 조짐이 보이면서 상황이 러시아에 더 유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간의 더 많은 격차는 우크라이나가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 회담 등 미국을 제외한 독자적 길을 찾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푸틴 대통령에 이를 악용할 여지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앞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면서 키예프 정권조차 미국의 의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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