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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3법' 막은 한유총 편든 김기현…박용진 "윤석열도 같은 생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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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3법' 막은 한유총 편든 김기현…박용진 "윤석열도 같은 생각이냐"

입력
2022.01.28 09:00
수정
2022.01.28 09:34
0 0

김기현 한유총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동지"
회계 투명 강화한 '유치원3법' 개정도 시사
박용진 "비리집단 편들어, 尹도 한패냐" 비판

2018년 10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 교육위원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운영과 관련해 김용임 한유총 비대위원회 대외협력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며 새벽부터 일하는 고충을 알아 달라며 헤드랜턴을 착용한 채 답변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년 10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 교육위원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운영과 관련해 김용임 한유총 비대위원회 대외협력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며 새벽부터 일하는 고충을 알아 달라며 헤드랜턴을 착용한 채 답변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립 유치원의 회계 부정을 방지할 구조 개혁에 반대해온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을 공개 옹호하며, 2020년에 어렵사리 통과된 '유치원 3법' 개정까지 시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유총은 사립 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유치원 3법' 통과를 막기 위해 개원 연기 등 집단행동도 불사해 유치원 대란을 일으켰던 이익단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선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보다, 표가 중요하다는거냐"며 '유치원3법'에 대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의 한유총 옹호 발언은 26일 국회에서 한유총 후원으로 열린 '신바람 나는 유아교육 환경 토론회'에서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의 한유총 소속 유치원 원장들과 김 원내대표, 국회 교육위원장인 조해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축사에 나선 김 원내대표는 김동렬 한유총 이사장을 거론하며 "지난번 유치원법 관련 터무니없는 공격을 당할 때, (한유총을) 해산하겠다고 하는 무모한 세력들에 대항하는 데 앞장서서, 유치원 선생님들의 권익과 유치원의 이상을 지키는 데 (저와) 같이 일을 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동지의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분의 일탈(회계 부정) 사례를 갖고 사립유치원을 이상한 집단처럼 매도하는 걸 보면서 저도 똑같은 마음으로 화가 났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치원 대란' 일으킨 한유총 향해 '동지'라 편든 김기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2019년 3월 4일 오전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해 무응답한 서울 도봉구의 한 유치원 문이 잠겨 있다. 연합뉴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2019년 3월 4일 오전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해 무응답한 서울 도봉구의 한 유치원 문이 잠겨 있다. 연합뉴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철 한유총 정책홍보국장은 "우리가 김기현 원내대표님 축사를 들은 것인지, 한유총 대표자의 축사를 들은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 통과로 공립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사립유치원에도 의무 도입된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개정도 시사했다. 그는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심지어 커리큘럼까지도 간섭하고, 회계전문가를 별도로 채용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회계시스템도 복잡하게 만들어놓았다"며 "지원은 요것밖에 안 해주면서 전부 다 들여다보겠다고 그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의 자율성, 창의력, 다양성이 교육 현장에서 완전히 말살되고 있다. 시스템으로도 말살하고, 커리큘럼으로도 말살하고, 그리고 행정적으로도 말살하고 있다"며 "(저는) 이건 정말 고쳐야 된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저는 여러분들과 똑같은 입장에 있다"고 한유총 역성을 들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조해진 의원도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유아교육 현장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새로운 시대가 되면 그 많은 아픔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유아 교육 현장을 지켜줬던 여러분의 땀과 눈물이 탐스러운 열매로 결실이 돼서 보람을 다시 찾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고, 그렇게 오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들었다.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의 운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건 한유총이 유치원 3법에 반발하는 가장 큰 논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는 교육의 공공성을 뒷받침하는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판결을 내려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에듀파인 개정? 헌법재판소가 '공공성' 강조하며 합헌 판결

2019년 2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한유총의 에듀파인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19년 2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한유총의 에듀파인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 원내대표와 조 의원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유치원 3법 제정을 주도했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 간사 모두가 한목소리로 한유총을 옹호하고 편들어주며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유치원3법과 에듀파인 도입을 사실상 무력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비리집단 한유총과 한패를 선언한 것처럼 윤석열 후보도 같은 생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두 사람의 말대로라면) 윤석열의 집권은 아이들을 위한 지원금인 나랏돈으로 유치원 원장이 명품백과 성인용품을 뻔뻔하게 사고, 아이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먹이고도 되레 큰소리치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유치원3법은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된 문제로 결코 물러서서도 회귀해서도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의 무더기 비리를 비판하고, 유치원 3법을 끝까지 지지해준 것은 유치원 학부모들과 국민이었음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가 동지라고 칭한 김동렬 이사장이 속해 있는 세종유치원은 적립금 및 회계 집행, 방과후과정 운영 관리의 문제가 감사에서 드러나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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