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박스권 탈출 위한 반성 연장선
"자신들만의 여의도 정치 갇혀... 교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쇄신 액셀'을 밟았다. 혁신과 반성을 공개적으로 다짐하겠다면서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핵심 메시지는 "저 이재명이 먼저 혁신하겠다. 민주당이 먼저 내려놓겠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의 '내로남불' '오만'에 대한 심판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거듭 몸을 낮춘 것이다.
이 후보가 약속한 쇄신의 종착지는 '정치 교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정권교체론'에 대항하는 측면도 있다.
"통합정부 구성, 3040 장관 적극 등용"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유능한 정치는 대결과 분열, 혐오와 차별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굴복하게 만드는 자신들만의 '여의도 정치'에 갇혀버렸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적 없는 스스로가 기성 정치를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후보는 "이제는 정치 교체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두 가지를 약속했다. "정파와 연령에 상관없이 꼭 필요한 인재라면 넓게 등용해 '국민 내각' '통합 정부'를 만들겠다." 그리고 "3040대 장관을 적극 등용하고, 나눠먹기식 회전문 인사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정치를 바꾸기 위해 사람부터 바꾸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의 취약점인 '소수 측근들 중심의 배타적 인사'와 차별화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이 후보의 정치 혁신 선언은 23일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86 용퇴론 제기, 24일 이 후보 측근 그룹 7인회의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선언, 25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과 윤미향·이상직 의원 제명 등의 약속에 이은 쇄신 4탄 격이었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는 전격적인 선언도 덧붙였다. 그는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 야당도 동참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유능 프레임'이 도덕성 공방에 가려지는 상황을 답답해하던 터였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것"이라며 "여의도 경험이 없는 '비주류' 후보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이낙연계 31명 "우리는 이재명 지지한다"
이 후보는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27일 호남을 함께 방문해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 등을 찾는다.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도운 홍영표 의원 등 이낙연계 의원 31명은 26일 국회에서 이 후보 지지를 거듭 선언했다. 이들은 "차라리 윤석열 후보를 찍겠다"는 이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을 향해 "서운함과 실망감은 훌훌 털어 버리자.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반드시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안으로는 '원팀'을 다지고, 밖으로는 반성·쇄신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매일 1%씩이라도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선대위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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