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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 이어 콩팥도… 뇌사자 체내 이식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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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 이어 콩팥도… 뇌사자 체내 이식 첫 성공

입력
2022.01.21 10:18
수정
2022.01.21 14:5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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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후 신장 소변 생성, 사흘간 정상 기능
돼지 심장 이식 성공에 이어 의학계 쾌거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있는 앨라배마대 의료진이 지난해 9월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에게 이식하기 위해 수술 준비를 하는 모습. 버밍햄=AP 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있는 앨라배마대 의료진이 지난해 9월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에게 이식하기 위해 수술 준비를 하는 모습. 버밍햄=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인간 체내에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돼지 신장을 인간 체외에서 연결하는 수술이 성공한 사례는 있지만 체내 이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돼지 심장 인체 이식에 이어 의학계가 이룬 또 하나의 쾌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대 병원 의료진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식학회저널(AJT)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9월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57세 남성 짐 파슨스의 몸에서 신장을 제거하고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고 밝혔다.

돼지 신장은 이식 수술 23분 만에 소변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사흘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인체 거부반응도 없었다. 의료진은 수술을 받은 뇌사자가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혈액에서 돼지 세포가 검출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선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시험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욕대 랭곤헬스 의료진은 뇌사자 체외에 혈관으로 연결한 돼지 신장을 정상 작동키는 데 성공했다. 이달 7일에는 메릴랜드의대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50대 시한부 심장질환자에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 환자는 수술한 지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

이 수술에는 모두 미국 생명공학회사 유나이티드세라퓨틱스의 자회사인 리비비코어에서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가 사용됐다. 인체 면역체계의 공격을 유발하거나 동물의 장기를 과도하게 커지게 만드는 일부 유전자들을 제거하는 등 10가지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다.

돼지 장기를 이용한 이식 연구 성과는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10만6,000명이 넘는다. 하루 평균 17명, 해마다 수천 명이 장기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번 수술을 이끈 제이미 로크 박사는 “장기 부족 사태는 우리가 한 번도 해결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위기”라면서 “올해 안에 살아 있는 환자를 상대로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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