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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지키는 청년 다이버들, 위험 감수하고 바다로 뛰어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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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지키는 청년 다이버들, 위험 감수하고 바다로 뛰어든 까닭

입력
2022.02.03 04:30
수정
2022.02.03 09:3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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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로 시작한 '디프다제주' 변수빈 대표
9개월간 수거한 해양쓰레기 3.8톤
"올해는 데이터 수집에 집중…홍보 위한 자료"

변수빈 디프다제주 대표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인 '봉그깅'으로 수거한 쓰레기 더미 사이에 서 있다. 디프다는 고래 별자리의 가장 빛나는 별의 이름을 딴 말이다. 디프다제주 제공

변수빈 디프다제주 대표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인 '봉그깅'으로 수거한 쓰레기 더미 사이에 서 있다. 디프다는 고래 별자리의 가장 빛나는 별의 이름을 딴 말이다. 디프다제주 제공

"3명이 제주 바닷가 한 자리에서 딱 한 시간 동안 주운 페트병 양이 40ℓ짜리 마대로 스무개가 훌쩍 넘었어요. 페트병 600개는 될 거에요. 눈에 보이는 것의 10분의 1도 수거 못했는데도요. 바닷속은 더 심각해요."

취미로 프리다이빙(최소한의 장비로 바닷속을 탐험하는 스포츠)을 하다 인생 경로가 확 바뀐 변수빈(32) 디프다제주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화상인터뷰에서 "처음엔 별 생각없이 보이는 쓰레기 한 두 개를 맨손으로 주워 나온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하는 '디프다제주'의 시작은 소소했다는 얘기다. 4년 전인 2018년 물고기가 쓰레기를 먹는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충격은 그를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디프다제주는 취미 모임에서 환경 단체로 성장 중이고, 미술을 전공한 큐레이터인 그에게는 명함이 하나 더 생겼다.

지난해 디프다제주 멤버들이 프리다이빙으로 바다 안 쓰레기를 수거해 육지로 가져오고 있다. 디프다제주 제공

지난해 디프다제주 멤버들이 프리다이빙으로 바다 안 쓰레기를 수거해 육지로 가져오고 있다. 디프다제주 제공

현재 디프다제주는 제주도에서 디자이너, 공항 소방대원 등 각자 본업이 있는 3명의 고정멤버가 일한다. 여기에 90명 정도되는 '봉그깅 클럽' 멤버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봉그깅'은 '줍다'의 제주어 '봉그다'와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플로깅(Plogging)'의 합성어다. 변 대표는 "제주도민부터 이 활동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말"이라고 설명했다. 봉그깅으로 지난해 9개월간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3.8톤에 달한다. 최근에는 상점들과 연계해서 해양쓰레기를 주워오면 커피값을 할인해주는 '봉그깅 마시깅'과 같은 캠페인으로 지역 네트워크도 쌓아가고 있다.

활동 중 안전을 위협하는 일들은 매번 벌어진다. 디프다제주 멤버인 이영범(32)씨는 "바닷속에서 수거한 캔 안에 독성이 강한 파란고리문어가 나온 적도 있다"면서 "맨손으로 접촉했으면 큰 일이 났을 것"이라고 아찔했던 순간을 되돌아봤다. 수온 상승으로 열대성 맹독 어종 출현이 잦아진 것이다. 그래도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제주 바다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쓰레기 속에서 주사바늘이나 날카로운 유리 등에 찔리고, 낙상 사고를 겪는 위험이 항상 있다"면서도 "그래도 인간의 손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디프다제주 멤버들이 프리다이빙으로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디프다제주 제공

디프다제주 멤버들이 프리다이빙으로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디프다제주 제공

올해로 활동 5년차가 된 디프다제주는 두 번째 장으로 접어들었다.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단체가 늘어나면서 그들에게 노하우를 공유하고, 한편으론 해안가는 물론 바닷속 쓰레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동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힘이 모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활동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변 대표는 "해안가도 그렇지만 바닷속 쓰레기에 대한 데이터는 정말 없다"면서 "이런 객관적 데이터를 쌓아야 사람들에게도 심각성을 알릴 수 있고, 정책 변화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친환경 활동을 많이 하는 의류회사인 파타고니아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데이터 수집을 할 계획이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열변을 토하던 변 대표는 자신도 가끔 "이게 무슨 상황이지"하는 생각도 한다고 웃었다. 미술학도를 꿈꿨던 삶과는 전혀 다른 일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 대한 걱정도 있다. 몸이 힘들기도 하고 "그걸로 환경 문제가 해결되냐"는 지적도 듣는다. 하지만 그는 '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좌우명을 되새기며 할 수 있는만큼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홍보글 등에 항상 쓰는 말인데요. '함께 해요, 같이 갑시다' 각자의 작은 실천이 모여서 변화의 물결이 될거라고 봅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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