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환수 가능한 범죄수익 확인되는 사건은 검사도 수사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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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환수 가능한 범죄수익 확인되는 사건은 검사도 수사할 수 있어야"

입력
2022.01.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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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리니지 개작 불법 도박 게임 운영
암호화폐로 범죄수익 은닉한 일당들 재판에
수사권 조정으로 직접 수사 6대 범죄로 제한돼
동종 유사 범행 범죄수익 환수 힘든 현실 지적
검찰 "경찰 송치 사건 아니면 수사 개시 못해"

사설 게임 서버의 투견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화면.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이 유명 게임 '리니지'를 모방한 온라인 도박공간을 운영한 일당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범죄수익 10억여 원을 사용 못하도록 조치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범죄수익 환수가 어려워진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진승)는 리니지를 불법 개작한 사설서버를 운영하며 도박 이용자들을 상대로 게임머니를 환전해주고 수익을 암호화폐로 은닉한 일당 13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도박공간개설과 저작권법 위반, 게임산업진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달 들어 환전책 K씨 등 6명이 순차적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중 4명은 구속기소됐다. 환전상 관리자인 A씨 등 7명은 먼저 검거돼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사가 출시한 게임이지만, A씨 등 일당은 엔씨소프트와 무관하게 불법 서버를 개설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를 받는다. 게임 이용자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베그베어 경주(게임 속 몬스터를 경주시키고 돈을 거는, 경마 방식 도박)' '투견' 등 미니게임으로 도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게임머니를 환전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이같은 범죄수익금을 암호화폐로 변환해 해외 거래소를 거쳐 개인지갑으로 송금하며 은닉한 혐의도 더해졌다.

각 환전상은 연락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차명폰(대포폰)으로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만 이용자와 대화했다.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연락처를 모두 알려준 이용자에게만 환전을 해줬다. 범죄수익은 당일 해외 암호화폐로 전송했다.

검찰은 블록체인 거래 5만 건 통화 27만 건, 계좌추적 260만 건의 추적·분석 등의 수사기법으로 이번 범죄사실과 은닉재산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발상도 전환했다. 숨긴 범죄수익부터 빼돌리지 못하게 보전 조치한 뒤 피의자를 붙잡아 조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로 인해 국내 최초로 조세피난처 국가 소재 거래소 암호화폐 3억 원 상당을 동결 조치하는 등 10억2,500만 원의 범죄수익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검찰은 이날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 등 6대 범죄로 제한한 개정 형사소송법 등 조문 탓에 범죄수익환수가 극히 힘들어진 상황을 확인했다고 짚었다. 이번 사건과 유사 범행이 확인되어도 검찰이 수사 개시를 못하는 죄명이라서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이 없는 한 범죄수익 환수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은 "환수 가능한 범죄수익이 확인된 사안은 검찰 수사권이 없는 죄명이라도 예외적으로 수사 개시가 가능하도록 법령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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