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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사과·회장직 사퇴에도 멈추지 않는 분노..."뭐가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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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사과·회장직 사퇴에도 멈추지 않는 분노..."뭐가 달라지나"

입력
2022.01.17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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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광주 붕괴 사고 대국민 사과
현대산업개발 회장 23년 만에 불명예 퇴진
HDC 회장직 유지에 사과 진정성 의심
국토부 "두 번이나 사고, 가장 강한 페널티 줘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한호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한호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또 한번의 대형사고로 기업 신뢰도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자 '사퇴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지주회사 HDC의 대주주 역할은 하겠다고 밝혀 여론 무마용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태 수습을 위해 내놓은 무너진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도 안전 점검 결과에 따른 '조건부' 대책이라 사과의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정몽규 "23년 노력 한순간에 무너져...대주주로서 책임 다한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 신뢰를 지키고자 했는데, 이번 사고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 돼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공식 사과는 광주 학동 참사 이후 두 번째, 이번 사고에 대한 입장 표명은 지난 11일 사고 발생 후 6일 만이다. 있을 수 없는 후진적인 사고가 반복되며 정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커졌고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 이미지가 시장에서 추락하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회장직은 유지했는데, 이마저 내려놓고 현대산업개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대주주 책임은 다하겠다"며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회장직 사퇴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대주주로서 사고 수습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HDC 회장직 유지에 '반쪽 사과' 지적...국토부 "최고 등록 말소도 가능"

현재도 현대산업개발은 유병규, 하원기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도 실효성은 없다. 여전히 HDC 회장으로 현대산업개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반쪽 사과',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요식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에 국한된 회장직 사태로 책임을 은근슬쩍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 회장의 사과 이후 이용섭 광주시장은 "사퇴가 능사가 아니고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고 실종자 가족들도 "물러날 게 아니라 사태 해결에 책임을 진 뒤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역시 "정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이는 오히려 그동안 자신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도 광주 붕괴 사고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반복적으로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운영하는 법규,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부실 공사 등의 처벌 기준은 관련 법에 따라 1년 영업정지, 최고 사업자 등록 말소까지 가능하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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