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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까지 입 닫겠다'... 돌연 침묵 선언한 홍카콜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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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까지 입 닫겠다'... 돌연 침묵 선언한 홍카콜라, 왜?

입력
2022.01.17 17:00
수정
2022.01.17 18:05
0 0

'7시간 통화'·무속인 향해 쓴소리 하던 홍준표
"대선까지 의견 말하지 않겠다" 돌연 침묵 선언
"홍준표 까는 게..." 김건희씨 견제 발언 화근 됐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앞으로 대선이 끝날 때까지 정치적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며 돌연 침묵 선언을 했다. 그가 만든 소통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앞으로 대선이 끝날 때까지 정치적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며 돌연 침묵 선언을 했다. 그가 만든 소통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더 이상 이번 대선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3월 9일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일종의 정치적 묵언수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활발히 글을 올린 지 반나절도 안 돼 돌연 '침묵 선언'에 나선 것이다. 사실상 대선 관련 공개 활동을 접겠다는 뜻으로, 홍 의원과 '원팀 행보'를 기대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선 레이스에서 이른바 '훈수정치'로 정치적 존재감을 뽐내온 홍 의원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현안 논평을 이어왔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건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방송과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선대본)에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쓴소리를 적은 글이었다. 그러나 현재 두 개의 게시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홍 의원의 갑작스러운 침묵 선언은 그가 만든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알려졌다. 홍 의원은 '홍문청답'(홍 의원이 질문을 던지고 청년들이 답하는) 코너에 '오불관언'(吾不關焉·어떤 일에 상관하지 않고 모른 체한다는 표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더 이상 이번 대선에 대해 제 의견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 김건희 리스크가 무색해지고, 무속인 건진대사 건도 무사히 넘어갔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건희 '7시간 통화'·무속인 비판하던 홍준표 돌연 침묵 선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한 청년으로부터 손편지를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한 청년으로부터 손편지를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 의원은 이어 오불관언 한자의 오기(誤記)를 바로잡은 제목으로 다시 글을 올렸다. "대선이 어찌 되든, 제 의견은 3월 9일까지 없다. 오해만 증폭시키기 때문에 관여치 않기로 했다"며 대선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못 박았다.

윤 후보 배우자와 선대본을 비판한 논평을 내놓은 지 얼마 안 된 느닷없는 침묵 선언에 지지자들 사이에선 여러 말들이 나왔다.

특히 홍 의원이 "오해만 증폭시키기 때문에"라고 언급한 대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일부 열혈 지지자들은 김씨가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을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 '트리거'가 됐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침묵 선언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홍 의원이 윤 후보와 부인을 비판하자 내부 총질이라고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에 발끈하거나, 윤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며 "현명한 판단",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응원하는 의견도 있었다.

홍 의원은 전날 '7시간 통화' 녹취록을 전한 MBC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참 대단한 여장부"라고 김씨를 비틀며 그가 쏟아낸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 과정에서 홍 의원은 "충격"이라는 단어를 무려 네 번이나 사용했다. 그는 "김종인씨가 먹을 게 있으니 왔다는 말도 충격,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보수들은 바보라는 말도 충격, 돈을 주니 보수들은 '미투(Me too)'가 없다는 말도 충격일 뿐만 아니라, 미투 없는 세상은 삭막하다는 말도 충격"이라고 적었다.


"홍준표 까는 게..." 김건희씨 견제성 발언이 '트리거' 됐나

지난해 10월 15일 홍준표(오른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 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해 10월 15일 홍준표(오른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 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7시간 통화' 녹취록에 공개된 김씨 발언 중에는 홍 의원을 겨냥한 날 선 공격과 견제도 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서울대 토크콘서트 일정에 갈 것이라는 통화 내용 속 기자 이 모씨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해봐라. 홍준표 까는 게 더 슈퍼챗(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후원금)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틀튜브(어르신을 의미하는 '틀니'와 유튜브를 합친 말)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뜯고 했는지 김씨 인터뷰를 잠시만 봐도 짐작할 만하네요. 다른 편파 언론들은 어떻게 관리했는지 앞으로 나올 수도 있겠네요"라고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에는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이 선대본부에 전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최순실 사태처럼 흘러갈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자칭 '국사'인 무속인 건진대사가 선대위 인재 영입을 담당하고 있다는 기사도 충격"이라며 "아무리 정권교체가 중하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으냐'라는 말들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썼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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