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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청소년 방역패스 중단... 법원 설득 못해 꼬여버린 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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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청소년 방역패스 중단... 법원 설득 못해 꼬여버린 K방역

입력
2022.01.14 20:00
수정
2022.01.14 20: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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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서울 마트·백화점에 대해 방역패스 효력 정지를 결정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안내문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서울 마트·백화점에 대해 방역패스 효력 정지를 결정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안내문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마트·백화점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효력을 중단하면서 방역 체계가 혼란에 빠졌다. 오는 3월 시행 예정이던 청소년 방역패스도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불발 위기에 놓였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코앞인데, 핵심 방역 수단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방역패스의 기본권 침해 논란도 해결하지 못하고 법원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혼란 자초한 방역당국... 접종 거부 늘 듯

14일 법원이 마트·백화점과 청소년 방역패스의 효력정지를 결정한 직후 방역당국은 "이번 법원의 판단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법원의 판결 취지와 방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오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논의한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법원이 방역패스 취지에는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법원 결정 직후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판결은 정책의 전체 취지는 이해하지만, (적용 대상을) 과도하게 넓혀 나가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방역패스는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굉장히 필요한 조치였고,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위험 시설부터 방역패스를 해제하려고 논의 중이었는데 애매해졌다"고도 덧붙였다.

14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방역패스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방역패스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뒤 방역당국은 법원에 설명자료를 충실히 제공하겠다며 소명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법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법원을 설득하려면 방역당국이 방역패스 적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따른 효과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증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방역패스에 대한 반발과 백신 접종 거부 분위기는 이전보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과 더불어 청소년들 접종까지 강제하려다 역풍을 맞았다"며 "모두 합심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야 할 상황에 국민들이 방역패스 논란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역패스 빈틈 어떻게 메우나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한 학부모가 고3과 12~17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지를 각하한 재판부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한 학부모가 고3과 12~17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지를 각하한 재판부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당국은 이날 오전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6인으로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로 유지하는 거리두기를 3주간 시행하고, 방역패스는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제외한 15종 시설에 대해서만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후 법원 결정으로 서울에선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 14종으로 줄었다.

이날 방역패스 효력이 정지된 마트·백화점은 서울 지역에 한해서다. 서울 이외 지역에선 방역패스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의 상당수가 서울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당국 입장에선 방역에 '빈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느 지역에선 방역패스가 필요하고 어느 지역에선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질 수도 있다.

앞으로 방역패스 효력정지 시설에 단위면적당 이용인원(밀집도)을 제한하는 기존 거리두기 조치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학원·독서실 방역패스 효력정지 이후 당국은 이들 시설의 밀집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패스 대신 폐쇄된 공간에의 입장객 제한, 간격 제한 등을 실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증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은 미접종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접종 참여를 독려할 다른 방법도 고안해야 한다. 이미 청소년 접종률은 학원·독서실 방역패스 집행정지 이후 상승세가 줄었는데, 이번 법원 결정으로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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