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대란', 30년 베테랑도 울린 지구온난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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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대란', 30년 베테랑도 울린 지구온난화 탓?

입력
2022.01.16 10:00
수정
2022.01.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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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 키우던 7, 8월 잦은 비에다
정식 후 활착기 10월 폭염으로
병해 만연…수경고설재배도 피해
30여년 베테랑도 갈아엎고 호박 심어
지난해 이상기상 병해는 현재진행형
"딸기, 3월까지 높은 가격 유지" 전망

수경고설재배 딸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4일 기준 딸기 상품 1㎏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2만3,290원을 기록했다. 1년 전(1만5,160원) 대비 50% 이상 비싼 가격이다. 산지가격도 마찬가지. 2020~2021시즌 상품 1상자(2㎏)를 온라인으로 2만3,000원에 판매했던 경북 고령지역 한 농가는 올해 4만 원을 받고 있다.

겨울 과일의 대명사인 ‘국민과일’ 딸기가 유례 없는 흉작으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딸기 밭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딸기 값 폭등은 우선 카페문화 확산으로 급증한 수요가 꼽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5년 약 5,500억 원이던 국내 딸기 생산액은 2020년 1조2,270억 원으로 급증했다.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디저트카페는 물론 일반 커피숍에서도 딸기 음료를 계절상품으로 판매할 정도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0~40% 줄었다. 지난해 7, 8월 잦은 비에 이어 옮겨 심은 모종이 뿌리를 내리는 10월에 무더위가 몰아친 탓이다. 고령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령지역 딸기 재배면적의 30~40%가 시들음병 등으로 모종이 죽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북 고령군 딸기재배 면적은 2020년 기준 269㏊로, 전국 7대 딸기 주산지이다. 충남 논산시가 1,178㏊로 전국 1위이고, 경남 밀양시, 진주시, 전남 담양군, 경남 산청군, 경남 하동군에 이어 고령군이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딸기 재배 농민들은 "딸기를 땅에 심는 토경재배와 허리 높이의 베드에 심어 양액으로 키우는 수경고설재배 비율이 전국적으로 6대 4 정도 되는데, 고령군은 80%가 토경이라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수경재배는 10월 폭염 때 차광막을 내려 온도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토경재배지는 피해가 컸단 이야기다.

고령 덕곡면 농부 서상일(59)씨는 "지난해 10월 중순쯤 절반 이상의 묘가 죽는 것을 보고 6개동 비닐하우스 전체를 갈아 엎었다"며 "한창 모종을 키우던 7, 8월에 매일 같이 비가 내려 일조량 부족, 배수 불량으로 병충해에 감염된 밭이 폭염을 맞으면서 초토화했다"고 분석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 일대는 지난해 7, 8월에 비가 42일 내렸다. 딸기를 옮겨 심는 9월엔 평년 기온을 회복했으나, 10월에 때아닌 폭염이 덮쳤다. 대구는 지난해 10월 낮 최고 기온이 10일 31.8도, 4일 31.5도, 3일 30.9도로, 1907년 기상관측 이래 10월 낮 최고기온 1~3위를 갈아치웠다.

농협은 설 연휴 기간까지 딸기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다가 기온이 오르면 생산량이 늘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병해 피해 면적이 워낙 넓어 3월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이로 예상했다.

고령지역의 한 농민은 "지난해는 월~금요일 매일 오후 5시까지 수확했는데, 올해는 주 4일, 그것도 오후 3, 4시면 일이 끝난다"며 "수확량 급감에도 가격이 좋아 만회하고 있지만, 자칫 금딸기에 대한 반감으로 수요 자체가 줄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우려했다.

딸기 수경고설재배.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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