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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능 신기록 쓴 '솔로지옥'의 '낡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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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능 신기록 쓴 '솔로지옥'의 '낡은 맛'

입력
2022.01.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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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리얼리티 예능 '솔로지옥'. 넷플릭스 제공

연애 리얼리티 예능 '솔로지옥'. 넷플릭스 제공

한국 영화, 드라마에 이어 예능이 세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5일 기준 '솔로지옥'이 넷플릭스의 최근 주간 순위 차트(1월 3~9일)에서 비영어 TV 부문 4위를 기록했다. 한국 예능이 넷플릭스 이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재석 예능'도 넘지 못했는데... 주간 4위의 이변

넷플릭스에선 유재석이 출연한 '범인은 바로 너'를 비롯해 비와 노홍철이 나온 '먹보와 털보' 등 한국 리얼리티 예능이 잇따라 소개됐지만, '솔로지옥'처럼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시청자들은 왜 '솔로지옥'에 빠져든 걸까. '솔로지옥'에서 출연자들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아침마다 운동한다. 때론 수영복을 입은 채로 데이트권을 따기 위해 몸싸움도 벌인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무인도인 '지옥도'를 배경으로, 남녀 출연자들은 눈치 보지 않고 마음에 둔 이성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도시에서 서로의 일상을 소소하게 공유하며 데이트를 했던 '하트시그널'과 '환승연애'가 '순한 맛'이었다면, '솔로지옥'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마라맛'에 가깝다.

'솔로지옥' 애청자인 임세은(23)씨는 “지금껏 봐왔던 연애프로그램보다 훨씬 높은 수위라는 점이 호기심을 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OTT는 TV보다 심의 문턱이 낮다. 이를 무기로 OTT가 좀 더 적나라한 연애 리얼리티를 내놨고, 기존 프로그램보다 화끈한 연애 리얼리티에 시청자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 출연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 출연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외국 연애 리얼리티와 비교해 출연자들의 감정 변화를 촘촘히 카메라에 담은 것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지혜(24)씨는 “OTT 광고에선 높은 수위를 강조하길래 스킨십이 많이 나올 줄 알았지만 스킨십보다 사람들의 감정 교류가 많이 보여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며 “출연진들이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 팬들에게 익숙한 자극적인 리얼리티 쇼라는 형식과 출연진의 심리를 파고들며 감정을 교류하는 한국식 연애프로그램의 문법이 잘 어우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에서 남성 출연자가 여성 출연자의 피부색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에서 남성 출연자가 여성 출연자의 피부색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21세기 연애 리얼리티 맞아? 편견의 강화

하지만, 화제의 그늘은 짙다. '솔로지옥'은 외모 지상주의를 노골적으로 부추긴다. 지옥도에서 출연진들은 서로의 나이와 직업 등을 모른다. 개인 정보를 알 수 없다 보니 출연자들은 주로 외모 등 외적인 부분에 집중해 상대를 평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이 고스란히 방송에 노출돼 잡음을 내기도 한다.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하얗고 순백의 느낌이다”, “원래 피부가 하얀 톤의 사람을 좋아한다” 등의 말을 주고받는다. 인종 및 성차별적으로 비쳐 보기 불편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21세기 연애 리얼리티인 '솔로지옥'은 20세기의 수동적인 여성성을 노골적으로 재생산한다. 여성 출연진은 남성 출연진의 선택을 받았을 때만 그 마음을 받아들일지 말지 혹은 누구를 고를지의 선택권을 가진다. 고백의 순간 역시 남성 출연진에게만 주어진다. 김세인(24)씨는 “9일 동안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다 마지막에 갑자기 이런 장면이 연출돼 놀랐다”며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에서 여성 출연진이 남성 출연진의 선택을 받는 모습. 넷플릭스 캡처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에서 여성 출연진이 남성 출연진의 선택을 받는 모습. 넷플릭스 캡처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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