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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전북대 총장 "유례없는 대학의 위기... '공유' 통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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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전북대 총장 "유례없는 대학의 위기... '공유' 통해 기회로"

입력
2022.01.19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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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 취임
대학간 복수·공동 학위제로 자원 공유, 협력
지역 대학생태계 위해 재정·행정적 지원필요
공공기관 지역 인재 할당의무제 확대도 필요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장에 취임한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이 18일 전북대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장에 취임한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이 18일 전북대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가속화하는 학령인구 감소, 그에 따른 신입생 미달 사태로 존립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학의 생존법으로 ‘공유’가 제시됐다. 책,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와 집까지 활발하게 공유되는 시대에 대학들이 자원 공유에 나설 경우 경쟁력을 높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지역 대학들이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위기에 있다”고 진단한 김동원(62) 전북대 총장은 “경쟁은 하면서도 공유하고 협력하면 대학들이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월부터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장직을 맡아 거점국립대학 간 복수 및 공동 학위제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고등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18일 만났다.

-난국에 중책을 맡았다. 목표와 포부는.

"거점 국립대는 사회 각층과 연대해 국가 균형 발전을 이끌 의무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직면한 지역과 지방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속 가능한 고등교육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론의 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중 공유와 협력을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차기 정부에 국립대학법 제정,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의무제 확대, 국립대 학생 무상등록금제 도입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의 위기는 어느 정도인가.

"이미 2년 전 입학정원이 수험생 자원보다 많아졌다. 지난해 10%, 많게는 20%의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대학이 나왔다. 2024년엔 부족한 입학자원이 10만 명에 이르고, 2040년엔 거점국립대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게 관련 학계 전망이다. 거점국립대도 정원 감축은 물론 특성화 분야 및 기능의 다양화에 대해 적극적이고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점국립대학 간 공유, 협력 수단으로 학사교류를 제안했다.

"이전에도 시행됐지만, 비대면 교육 보편화로 필요성이 더 커졌다. 선진국 대학은 이미 다양한 학사교류로 학생들의 이동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젠 우리 대학들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 한다. 학사교류 학생 수를 늘리고, 다양한 특화 교육과정을 개발해 대학 간 복수학위 및 공동학위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사립대 참여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국립 및 사립 대학 간의 교육과정 개방은 재정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

-학사교류를 정착시킬 방안이 있나.

"현재는 교수가 학습관리시스템에 강의자료를 올리고 학생들이 다운받아 보는 단순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론 실시간 교육과정 지원, 포털 형태의 학사 정보시스템 구축이 힘들다. 최근 디지털 공유대학 혁신사업단에서 고려대를 중심으로 6개 사업단이 공동으로 온라인 포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거점국립대도 하나의 사업단으로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저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올릴 수 있다."

-공유대학 도입을 위한 거점국립대의 역할은.

"거점국립대는 학사구조가 비슷하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교육 연합체제를 구축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국립대와 사립대 간 협력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교육부의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사업’이 좋은 참조가 될 수 있다.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경남형 공유대학(USG), 대전과 충남, 세종 24개 대학, 현대차 등 81개 기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170여 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생태계’ 조성 사업도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좋은 전략이다.”

-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반대다. 학생 이동성이 강화되고 교육 콘텐츠 등 자원 공동 활용이 가능한 공유성장형 국립대 연합체가 구축되면 교육의 질적 수준이 크게 높아진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좋은 강의를 듣고, 복수 학위 취득이 가능한 복수ㆍ공동학위제로 더 높은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언제쯤 연합대학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나.

“우선 거점국립대 학사교류는 2023년 이후 대학별 200명 이상의 교환학생이, 2025년 이후엔 대학별 500명 이상의 학생이 복수전공, 마이크로 학위 등을 위해 온ㆍ오프라인으로 교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교육과 공동연구를 위한 교수 교류도 활성화하고, 대학별 중점교육·연구 분야가 정해지는 3∼5년 이후엔 연합대학 체제의 구축이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다. 연합대학 체제가 갖춰지면 수도권과 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에도 효과를 낼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어느 부분에서 필요한가.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지역 대학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행·재정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 그 선도적 역할을 할 국가거점국립대의 재정 확대, 지역인재 할당제 강화,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과 거점국립대 연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 국가균형발전 및 지역혁신 거점으로서 국립대의 역할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발의된 국립대학법 제정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할당 의무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할당제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혁신도시 해당 지역인재 30% 채용 의무화에 더해, 수도권을 제외한 비이전 지역의 인재도 20% 의무채용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혁신도시법이 개정돼야 가능하다."

전주=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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