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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소방관 시키지 말 걸"...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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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소방관 시키지 말 걸"... 유족들 오열

입력
2022.01.06 19:45
수정
2022.01.06 21:43
2면
0 0

빈소 모인 유족들 '날벼락' 통곡
"소방관 자부심 컸는데…" 눈물
사고 잇따르자 당국에 분통도

경기 평택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고 이형석 소방경의 빈소가 6일 오후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뉴스1

경기 평택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고 이형석 소방경의 빈소가 6일 오후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뉴스1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다니…”

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물류창고 신축 공사 현장에서 고(故) 박수동 소방교의 아버지 박모씨는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보면서 끝내 오열했다.

그는 “오전 11시 2분쯤 전화를 받았는데 안 믿겨졌다”며 “며칠 전 경기도지사상을 받아서 여자친구와 환하게 웃고 그랬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서도 아들 사진만 바라봤다. 그는 “친구처럼 지내자고 그랬잖아. 아빠 어떻게 살라고...”라며 “수동이를 소방관 안 시켰으면… 내가 미안해. 진짜 미안하다. 나도 따라갈게”라며 영정을 품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나는 살 자신이 없다. 못살 것 같아”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후 5시쯤 제일장례식장에는 순직 소방관들을 위한 공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이형석 소방위는 특실, 박수동 소방교는 301호, 조우찬 소방사는 302호에 각각 빈소가 마련됐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은 분향소에 놓인 영정을 보면서 너나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유족들은 검은색 상복으로 갈아 입고, 빈소 안쪽에서 다른 유족들이 올 때마다 함께 눈물을 훔쳤다.

빈소를 찾은 순직 소방관들의 가족들은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느냐”며 갑작스러운 사고에 할 말을 잃었다. 구조팀장으로 활동했던 고(故) 이형석 소방위의 딸은 “아빠가 야근하면 아침에 꼭 ‘일어났느냐’ ‘밥 먹었느냐’고 전화했는데 오늘은 아무 연락이 없었다”며 “그냥 늦는 줄 알았는데…”라며 오열했다.

이 소방위의 친척은 “구조대라는 자부심이 커서 계속 구조대에서만 일했다”며 “가족들 중에 소방관이 5명이나 된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故) 조우찬 소방사의 아버지는 이번 화재가 지난해 발생한 쿠팡 덕평 물류창고 화재와 판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대체 위에 있는 사람들은 뭐하는 거냐. 재발 방지책도 없고, 지난번에 그런 사고가 났는데도 이번에도 젊은 대원들을 죽음 속으로 밀어 넣었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밤 12시에 사고 현장에 들어갔다가 오전 7시에 나왔는데 쉬는 시간도 없이 오전 9시에 또 들어갔다고 한다“며 ”오전 9시가 교대 시간인데 들어가서 불이 커지니까, 거기서 사망한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임명수 기자
서현정 기자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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