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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못 먹겠다"... 딸기값 72%나 치솟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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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못 먹겠다"... 딸기값 72%나 치솟은 이유

입력
2022.01.05 19: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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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고온·한파로 딸기 수확량 급감한 데다
12월 '딸기 특수'로 수요 늘면서 가격 상승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 시험 재배지에서 한 직원이 연구 중인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완주=뉴스1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 시험 재배지에서 한 직원이 연구 중인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완주=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모(57)씨는 딸기를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사지 않고 돌아섰다. 한 팩(500g)에 1만5,000원인 딸기값이 너무 부담스러워서였다. 이씨는 "이제 딸기 먹는 것도 사치인 듯하다"며 "딸이 배 터지게 딸기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데 그 소원을 못 들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딸기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구매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매가가 평년 대비 72.5% 치솟아 그야말로 '금딸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수확량이 급감한 탓인데,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한동안 금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딸기값 고공 행진, 원인은 '수확량 급감'

지난달 롯데마트에서 한 고객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지난달 롯데마트에서 한 고객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5일 기준 딸기(100g) 소매가는 2,661원으로 평년에 비해 72.5%나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딸기값은 54.4% 뛰었다. 딸기는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특수에 딸기디저트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정점을 찍었고 올해 들어서도 높은 가격대가 이어지고 있다.

올겨울 딸기값이 급등한 건 이상고온으로 딸기 모종에 위황병, 시들음병, 탄저병 등이 번지면서 11월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새로 심은 모종은 40~50일이 걸려야 자라는데 한파로 생육마저 부진한 상황이다.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의 경우 예년에 200톤 이상이던 하루 딸기 반입량이 최근엔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락도매시장 도매법인인 중앙청과의 한 과일 경매사는 "딸기는 온도, 습도에 예민해 모든 환경이 맞아떨어져야 하고 저장성이 낮아 유통도 까다로운 편"이라며 "수확량은 줄어드는데 겨울 특수로 수요는 늘어나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딸기값 고공 행진에 편의점 등 일부 유통사는 예상치 못한 수혜를 보기도 했다. 비싼 딸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딸기디저트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CU에서는 올해 들어 냉장 디저트 매출 상위 5개 품목 중 3개가 딸기 관련 제품이다. 지난달 15일 출시한 '딸기 티라미수'는 1차 물량으로 계약한 딸기가 동나 일주일간 판매가 중단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딸기값은 선물용 수요가 급증하는 설날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락도매시장의 한 과일 경매사는 "전국 딸기 산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달 중순부터는 조금씩 출하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명절 고비만 지나면 물량이 늘면서 2월부터 가격이 조금씩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과일 경매사는 "딸기는 저장성이 떨어져 2월부터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 시세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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